[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유아인, 오창석, 지석진, 조지 클루니.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차량의 고객이자 유명 연예인들이다. 

이들과 테슬라의 관계는 미묘하다. 유명 연예인들이 방송을 통해 본인이 테슬라의 고객이라는 점을 밝히고,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방송인들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테슬라 차량을 자차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테슬라에 대한 시장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덕분에 테슬라는 한국에서 광고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음에도 전기차를 ‘없어서 못 팔고’ 있다. 

테슬라의 마케팅 성공을 두고 다양한 요인이 거론되는 가운데, 테슬라만의 독특한 전략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테슬라가 전기차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요인으로 차량 상품성, 최고경영자(CEO) SNS 활동 등이 꼽힌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브랜드토탈(BrandTotal)이 작년 3월 26일~4월 26일 한 달 간 현지 완성차 업체별 광고 투자 비용을 분석한 결과 테슬라는 전기차 제품 광고에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았다.

같은 기간 토요타, BMW, 포드 등 현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 SNS에 각각 투자한 광고비용 비중이 나타난 것과 대조된다. 해당 자료에서 업체별 투자금액이나 연간 광고비용은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는 경쟁사와 달리 1달러도 광고에 쓰지 않은 점으로 눈길을 끌었다.

테슬라의 한국지사인 테슬라코리아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작년 11월 다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인도 행사를 진행한 점 외엔 공식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테슬라는 전기차 제품에 대한 광고를 하지 않으며 할인, 증정품 제공 같은 방식의 판촉활동도 실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그럼에도 전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분석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테슬라는 작년 전세계에서 전기차를 36만7820대 판매하며 대수 기준 1위를 차지했다. 비야디(BYD) 22만9506대, 베이징자동차(BAIC) 16만251대 등 두 중국 완성차 업체가 그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출시전략 및 최고경영자(CEO) 쇼맨십 등 요소에도 주목하고 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가 22일 오후 3시 기준 3616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현재 테슬라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CEO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머스크 CEO가 본인과 테슬라를 시장에 알리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널은 SNS다. 머스크 CEO는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동차 100만대 생산 축하 메시지를 띄우거나 우주선 프로젝트, 태양광 에너지 발전 사업 등 부문의 성과를 소개해왔다.

머스크 CEO는 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공장 소재지 정부의 사업장 가동 중단 명령이 장기화한 점에 직설적으로 항의하는 등 소신을 SNS로 드러내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2일 오후 3시 기준 현재 머스크 CEO의 트위터 계정에 기록된 팔로워(Follower)는 3616만여명에 달한다.

미국 마케팅 분석업체 마케팅91(MARKETING 91)은 “테슬라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소비자들이나 (트위터 같은) 무료 미디어 요소들은 제품 수요를 끌어올리는데 충분히 기능한다”며 “테슬라는 판촉활동이나 광고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의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갖춘 회사로 일컬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테슬라에 투자한 주주 가운데 일부는 광고 전략의 브랜드 가치 향상 효과를 들어 머스크 CEO에게 전기차를 광고하도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 라이트(Larry Light) 전 맥도날드 최고마케팅담당자(CMO)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투고한 칼럼 내용에 따르면, 한 테슬라 주요 주주가 테슬라에 차량 1대 당 50달러 정도의 광고비를 투자할 것을 희망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이 같은 전통적인(traditional) 광고 방식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 전 CMO는 “머스크는 지속 가능한 제품성능 개선 방안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CEO의 의무라고 믿는다”며 “그는 기존에 널리 쓰이던 광고 전략들이 이미 대안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길을 내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향후 온라인 기반 차량 구매상담·판매 등 영업활동을 실시하고 본사 CEO의 입을 빌어 제품을 알리는 등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다만 테슬라코리아는 본사나 한국 사업장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발언을 삼갔다.

테슬라코리아는 본사나 한국 사업장의 전기차 홍보 전략의 방향성에 대한 <이코노믹리뷰> 문의에 “언급하기 어렵다”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