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싸이월드 논란이 점입가경입니다. 서비스 자체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전제완 대표는 마지막까지 회생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지만,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추억이 담긴 싸이월드가 사라질까 이용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25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직원 임금 체불과 관련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재판이 열리는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재판의 결과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 대표는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싸이월드 회생 의지를 밝히고 있으며, 투자자 물색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25일 재판에서 전 대표에게 임금 체불에 대한 책임이 인정될 경우 싸이월드의 회생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 대표가 10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싸이월드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고, 결국 폐업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싸이월드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서비스가 존속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이유로 전 대표가 법원에서 임금 체불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이후 투자자를 정식으로 유치해 서비스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목소리는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 출처=갈무리

물론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싸이월드가 회생하기 위해 전 대표가 임금 체불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질 경우 정상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없으며 서비스가 존속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싸이월드를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불태우고 토종 SNS를 살리려 노력했던 직원들의 비전과 열정을 비웃는 일이기도 합니다. 싸이월드를 지탱했던 최전선의 직원들을 저버리고, 무조건 서비스만 존속하겠다는 발상의 기업이 벼랑 끝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들 이후에 무슨 비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임금 체불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투자를 받아도 싸이월드가 극적인 회생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지나치게 추상적입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싸이월드 경영진 내부에서는 데이터 백업을 위한 기초적인 작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정확히 말해 데이터 백업을 통한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 체불 책임을 피하고 투자를 받는다고 한들, 이러한 행보가 기사회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전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임금 체불 논란을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응하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려야 합니다. 나아가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임금 체불 논란과 무관하게 서비스 정상화를 위한 길을 걸어야 합니다. 당연히 관련된 모든 논의는 이 틀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물론 어려운 길입니다. 그러나 임금 체불과 서비스 정상화를 단호하게 분리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싸이월드를 위해 헌신한 직원들, 그리고 싸이월드의 소중한 추억을 지키려는 이용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입니다.

*IT여담은 취재 도중 알게되는 소소한 내용을 편안하게 공유하는 곳입니다. 당장의 기사성보다 주변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지점에서 독자와 함께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