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로 큰 타격을 입은 여행업계는 구글 검색광고의 주광고주들 중 하나였다.    출처= Modern Diplomac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가 22일(현지시간) 구글의 미국 광고 수익이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케터는 그런 전망의 이유로 구글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가 코로나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여행업계에 크게 의존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은 세계 최대의 디지털 광고회사로서, 금융위기 때인 2008-09년 8% 성장에 그쳤던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 20년 동안 거의 매년 두 자리수 이상 성장하며 돈을 긁어모으다시피하며 광고 수익을 올렸다. 이마케터는 구글의 매출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구글이 금융위기 때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었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른 점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구글 검색 광고의 가장 큰 손 중 하나인 여행업계와 소매업계에서 광고비 지출을 삭감했고, 이들 중 일부는 코로나가 지난 후에도 구글 광고 계획을 재고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케터의 니콜 페린 애널리스트는 "구글 광고 감소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여행 업계”라며 “여행 업계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이고, 이들은 그동안 구글 광고에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익스피디아 같은 주요 여행사들은 대개 구글 검색광고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해 왔는데 이들이 광고 지출을 줄이고 있으며 지출 감소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계속될 것입니다.”

투자은행 니드햄(Needham)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2019년 구글 검색광고에서 여행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일 것으로 추정했다. 항공권·호텔 예약사이트 트래블로시티(Travelocity)와 오비츠(Orbitz), 숙박공유사이트 브르보(Vrbo)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익스피디아는 그동안 구글 검색의 최대 광고주 중 한 명이었다.

익스피디아의 피터 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실적발표에서 “코로나 대유행으로 검색 광고 지출에 대해 ‘전체적으로 재고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익스피디아는 투자자들에게, 구글이 최근 몇 년간 최대 광고주인 자사와 직접 경쟁하는 여행 상품을 직접 출시하고 검색 기능을 활용해 사용자들로 하여금 구글의 여행 상품으로 유도하는 것이 회사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가 다시 구글 광고를 재개할 때에는 보다 엄밀하고, 자제하며, 관찰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것입니다. 과거처럼 무조건 많은 광고를 쏟아 붓는 방식은 지양할 것입니다.”

이마케터는 또 다른 검색 광고 큰 손인 아마존도 코로나 대유행으로 주문 이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광고 지출을 대폭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마케터는 구글의 미국 광고 매출이 4%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그래도 전체 광고 시장이 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적은 폭이라고 설명했다.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광고는 계속해서 전통적인 미디어로부터 점유율을 빼앗아오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소위 ‘빅 3’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전체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55%에서 60%로 약 5%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전체 파이는 줄어들고 있다. 이마케터는 올해 디지털 광고 부문은 약 2% 성장하겠지만, 텔레비전 광고는 15%, 인쇄물 광고는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이전보다 속도는 훨씬 느리지만 올해에도 ‘빅 3’가 차지하는 비중은 62%에서 62.2%로 소폭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것은 ‘빅 3’의 위상이 서로 뒤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가장 큰 업체였던 구글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페이스북과 아마존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대유행으로 모든 광고 시장이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이마케터는 모든 광고 업체들의 올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해야 했지만, 페이스북의 경우는 미국 순매출이 310억 달러로 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마케터는 "페이스북을 처음에 디지털 광고의 강자로 성장하게 만든 요인이, 올해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에도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지출을 유지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광고비 지출을 판매 결과와 연계시키는 대규모 표적 광고 방식이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이 구글과는 달리 여행 산업에 대한 노출이 적고 소비자 직거래 소매업이나 게임 같이 지역 봉쇄 기간 동안 번성했던 산업 범주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이마케터는 설명했다.

이마케터의 페린 애널리스트는 "그런 업종들은 회복력이 상당히 빨랐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며칠 동안, 친유대단체인 반인종주의연맹(Anti-Defamation League)과 흑인인권단체 NAACP 등 시민 단체들이 혐오 발언과 잘못된 정보들에 대한 페이스북의 감시방식에 항의하기 위해 광고주들에게 7월 한 달 동안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하지 말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 페이스북으로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호주의 광고판촉회사 덴수 그룹(Densu Group)의 디지털 자회사 360i는 고객사들에게 페이스북 보이콧 운동을 지지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19일 아웃도어 의류 제조업체 노스페이스(North Face)를 필두로 역시 아웃도어 의류회사 파타고니아(Patagonia), 아웃도어 장비 제조업체 REI, 인력채용회사 업워크(Upwork), 패스워드 관리자 대쉬레인(Dashlane) 같은 회사들이 이 운동에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