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감각> 이천 저, 새빛 펴냄

[이코노믹리뷰=성시현 기자]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준다는 책들이 와닿지 않는 건 지금 처한 현실과는 동떨어지게 느껴지는 솔루션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당장 호주머니의 돈이 어떻게 빠져 나가는지부터 적나라하게 알려주며 그동안 돈 관리를 얼마나 못했는지를 독자 스스로 깨닫게 한다. 멋있고 화려한 성공적인 부를 말하지 않고,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실패해본 돈 관리 이야기를 해 준다. 그래서 더 피부로 와 닿는다. 당장 내일 카드빚 걱정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걱정의 근본이 어디서부터인지 제대로 짚어서 이야기해준다.

저자 이천은 24년 동안 재무상담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돈 관리에 실패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 중에는 20대 여성 직장인, 신혼부부, 독신남, 신입사원 등 재무관리 완전 초보자들도 많았다. 저자가 그들과 상담을 하며 느낀 공통점은 돈의 심리, 돈의 습성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다. 돈을 모르니 돈을 관리할 수가 없다. 돈을 제대로 쓰는 법도 서투르고, 돈이 어디서 새나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1년 2년 쌓이다 보면 모아 놓은 돈은 없고 그저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에만 급급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면 부자 되기는 틀렸다고 보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부자는 돈을 다룰 때 다른 생각, 다른 감각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정립한 12가지 법칙을 통해 부자들의 감각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수한다. 내 돈을 호시탐탐 노리는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통장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머니 보디가드’ 같은 든든함도 느껴진다. 비록 남의 상담 사례지만 그 사례 속에서 각자에게 맞는 돈 관리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 왜 진작에 이렇게 따라하지 못했을까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을 읽고 무릎을 내려 친 그 순간만 건져도 당신의 미래는 급속도로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돈을 벌 궁리는 했지만 돈의 심리, 돈의 습성을 공부할 생각은 못했다. ‘내일이면 이런 상품 더 안 나온다’는 거짓말에 속아 피 같은 돈을 엉뚱한 금융상품에 쏟아 붓는다. 3년 동안 알뜰하게 모은 만기 적금을 은행직원 말에 넘어가 추가 대출까지 받아 고위험 투자를 한다. 돈이 소중하다면서 이런 용기는 어디서 나올까. 계약금 1000만원 날리는 게 두려워 개인파산을 감수할 창업에 도전하는 무모함은 또 무엇으로 설명하는가.

이 책에는 남 일 같지 않은 돈 관리 실패 사례들이 절절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로부터 독자는 지금도 부지불식 간에 새어나가는 계좌 잔고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책 한 권 값으로 나쁜 재무습관에 대한 제대로 된 코칭을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