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보험에도 트렌드가 있다. 비슷한 종류의 보험일지라도 세월에 따라 상품개정으로 보장도 변하기 마련이다. 특히 오래 전 혹은 특정 시기에 출시된 보험 보장이 현재의 상품보다 좋은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일부 설계사들은 보험 '리모델링'이라는 명목으로 기존에 있는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을 가입하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명 '보험 갈아타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보험이 지금은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하는 보장 좋은 상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지하지 말아야 할 이른바 '혜자 보험'은 가입자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 출처=업계 취합
구실손보험, 100% 보장한다

우선 실손의료보험은 2009년 10월 이전에 가입했다면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입자에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손의료보험은 실제 의료비를 보상해주는 보험으로 보험사 별로 보장 내용은 비슷하지만 가입 시기에 따라 보장 규모와 자기부담금 등의 차이가 있다.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일명 '구실손보험'의 보장 비율은 100%다. 통원치료는 의료비 5000원 이상이면 보상이 가능하다. 입원‧수술 시에도 자기부담금이 없다. 반면 구 실손보험 이후부터 판매된 실손보험은 보장 비율이 90%로 감소했으며, 통원치료 역시 의료비 1만원 이상부터 보상이 가능하다.

2017년 4월 이후에 나온 착하실손보험의 경우 회당 최대 30만원, 연간 누적 180회까지 보장됐던 비급여항목의 보장횟수 한도가 50회 이하로 줄었다. 착한실손보험이 구실손보험보다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격 경쟁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암보험, 갑상선암도 일반암 만큼 진단비 지급

건강보험도 가입 시기별로 보장성이 좋은 상품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암보험이다. 2008년 이전에 출시된 암보험은 갑상선암의 진단금이 일반암과 동일하게 지급된다. 2008년 이후 출시된 대부분의 암보험은 갑상선암이 소액암으로 분류돼 일반암 10~20%정도의 진단금이 나온다.

생명보험 수술특약은 2004년 이전에 가입한 상품이 좋다. 이 시기에 나온 이른바 1~3종 수술비특약은 치조골이식 수술로 인한 임플란트 시술시에도 2종에 속하는 수술비 보장이 가능하다. 현재 1~5종으로 구성된 수술특약은 임플란트 시술 보장이 제외된다.

저축성보험, 제로금리시대에도 5~7% 고금리

저축성보험도 섣불리 해지하면 후회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고금리 시절에 가입한 저축성보험이 있다면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연금보험, 저축보험은 5~7%대의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시기 저축성 상품들은 최저보증이율 역시 3% 이상이다.

현재 출시되는 저축성보험 대부분은 금리변동형 상품이다.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 하면서 금리 또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 간혹 보험사에서 납입기간이 끝났거나 목돈마련 등의 이유로 과거 고금리 상품을 해지하도록 권유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 상품들은 지금보다 고금리인 만큼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담보가 추가되거나 삭제되기도 하기 때문에 과거의 보험 상품이 현재 상품 보다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기에 따라 일부 보장이 가입자들에게 유리한 경우가 있어 보험 리모델링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보험은 현재 자산, 건강, 보험료 수준 등을 고려해 가입‧해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