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왼쪽)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진=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최근 임금 체불을 비롯해 각종 논란이 불거진 이스타항공의 창업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과 가족의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의 제주항공 인수에 있어 이상직 의원 일가와 관련된 논란이 커지는 등 사태가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일종의 정면돌파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상직 의원의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창업자로서 직원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전하는 한편, 앞서 의혹이 나온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과 관련해서는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 역시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면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지연으로 무분별한 의혹들이 제기되는 등 이스타항공은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 문제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항공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이를 해결할 자금까지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점은 제주항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논란의 화살은 이 의원 일가에도 향하면서 경영권 불법 승계와 페이퍼컴퍼니 등 경영 참여 관련 의혹들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뚜렷한 경제 활동이 없던 이 의원의 자녀들은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주식 524만주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는데, 이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결국 이 의원의 이러한 행보는 각종 의혹들에 대한 공식 대응인 동시에,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를 보이는 제주항공에 인수 협상 관련 '최후 통첩'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의원과 그 가족이 포기하게 되는 이득, 즉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에 매각 예정인 지분은 전체의 38.6%에 달하며 그 가치는 약 41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과 딸이 각각 66.7%와 33.3%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