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로 국내에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라스트 마일의 배송까지 아우르는 이커머스의 단면을 100% 비대면 트렌드로 규정해 코로나19 수혜주로 보기에는, 물류창고 감염에 따른 다양한 논란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커머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이베이코리아 및 쿠팡, 나아가 네이버와 카카오를 넘어 이제는 오프라인 공룡은 물론 페이스북도 이커머스 전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또 논란이 터집니다. 바로 수수료 문제입니다.

애증의 수수료
플랫폼 비즈니스를 가동하는 사업자들은 수수료를 받는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연결의 가치를 제공하는 대가며 나쁘게 말하면 오래된 습관인 거마비입니다. 어떤 표현을 하든 수수료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들에게 가장 핵심적인 매출 포인트이자 그 이상을 노려야 하는 숙제입니다.

이커머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1위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매출 1조954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여기에는 수수료 매출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수수료 모델입니다. 대부분의 오픈마켓이 보통 10~20%의 판매수수료를 책정하는 가운데 이러한 수수료가 소상공인의 삶을 팍팍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배달의민족과 같은 경우 지금도 수수료 모델을 둘러싼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골목상권이 붕괴되자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들의 수수료 모델은 매우 민감한 정치적 문제로 부상했습니다.

▲ 출처=카카오

카카오톡 선물하기, 너마저
불똥은 카카오톡에도 튀고 있습니다.

네이버 파이낸셜의 강력한 측면지원을 무기로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탄탄한 입지를 쌓은 네이버 이커머스 전략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사실 카카오도 이커머스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물하기와 쇼핑하기, 메이커스와 같은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을 강하게 키우는 한편 최근에는 오픈마켓인 11번가와 손을 잡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비대면 트렌드가 강해질수록 카카오의 커머스 전략은 더운 인상적적으로 진화하며, 또 발전하고 있습니다. 넓게는 SK텔레콤과의 동맹을 통해 이커머스의 지평을 넓히고, 좁게는 자회사 인수합병 및 서비스 고도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대한 비판이 일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실제로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정한 소상공인들은 과도한 수수료에 저가경쟁에 치여 신음하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오픈마켓 및 커머스 전반, 나아가 플랫폼 비즈니스 수수료 모델에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믿었던 카카오의 배신'이 쓰라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같은 이키머스 비즈니스 플랫폼 전략의 그림자는, 다른 오픈마켓과 비교해 오히려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우선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 소상공인이 선물하기에 입점하려면 판매수수료율은 15%에 달하고 할인율 등을 고려하면 체감상 50%에 이른다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에 결제수수료까지 겹치면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더 크다고 합니다. 그러나 카카오는 선물하기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판매수수료율 15%를 적용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체감상 50%라는 숫자가 나오는 기준부터 극히 이례적인 상황에 방점을 찍었다는 뜻입니다. 또 카카오는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겠네요.

카카오가 입점한 소상공인들의 경쟁을 통해 최저가 경쟁을 부추긴다는 말이 나오지만, 선물하기의 방식은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다르다는 점도 확인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만약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11번가처럼 목적형 커머스, 즉 일반적인 오픈마켓이라면 모를까 말 그대로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에서 가동되는 관계형 커머스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죠.

백보양보해 카카오 선물하기의 소상공인들이 고통을 당한다고 하면, 그 고통에 대한 대답은 카카오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야 합니다. 모든 이커머스, 아니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들은 수수료를 받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왜 갑자기 카카오톡 선물하기만?

▲ 출처=카카오

비판도 건전해야 한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울며 겨자먹기로 입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출은 커지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일도 빈번합니다. 일부 소상공인들의 짝퉁 물품 판매 논란도 크고 무엇보다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책임 분야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물론 현존하는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들에게 무거운 숙제이며, 또 해결하지 못함에 따른 비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수수료 문제도 취재를 통해 만난 한 입점 소상공인은 "수수료때문에 힘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이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적인, 건전한 비판을 걷어내고 플랫폼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혐오로만 사안을 이해하면 답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관계형 커머스의 특성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모든 이커머스, 심지어 오프라인 대형마트에서도 벌어지는 현안을 무리한 프레임으로 재단하면 오히려 발전적인 논의를 할 시간을 놓치게 됩니다.

각 플랫폼의 속성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를 해야 합니다. 플랫폼이 지속되면서도 소상공인도 살고,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생태계를 믿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마녀사냥은 쉽고 편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은 확일화된 비판은 오히려 '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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