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자사의 주요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경영을 다시 시작했다.  30일 이 부회장은 주요 경영진들과 반도체부문 자회사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책임자들과 반도체 산업 동향과 중장기 관점의 사업 전략들을 논의하고, 제조 장비 생산공장을 임직원들을 찾아가 격려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방문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그리고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다. 

세메스는 지난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이다. 국내에는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 두 곳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약 2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해외 법인은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현장 방문은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굳건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련의 대응과 방향성 제시를 위해 이 부회장은 직접 발로 뛰며 각 현장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조율하고, 산업 최전선의 책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로 관련 제품의 수급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졌을 때 이 부회장은 즉시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다녀온 직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단기 대책 및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 때 이 부회장의 빠른 판단으로 삼성의 반도체 사업부문은 소재 수급 부족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 세메스 방문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라면서 최근 한층 더 냉각된 미-중 관계가 삼성의 반도체 수요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일수록 지치면 안 된다. 각 사업장의 책임자들이 멈추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라고 말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근 현장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무선통신 사장단과 연달아 간담회를 가졌다. 19일에는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했고 23일에는 생활가전 사업부를 찾아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등 위기 극복 및 미래 준비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