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과 글로벌 경제 지표의 호조로, 국제유가는 하반기 첫 날 상승세로 출발했다. 전날의 낙폭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4%(0.55달러) 오른 39.8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장 중 한때 배럴당 1.8%(0.74달러) 뛴 42.0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원유 재고가 큰 폭 줄어들었다는 발표가 유가 반등을 지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현지 원유 재고는 지난주 720만 배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다가 4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감소폭은 시장 예상치인 71만 배럴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정제 산업이 재가동을 늘리면서 재고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정제 설비 가동률은 0.9%포인트 상승한 75.5%로, 지난 4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국가들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거나 개선된 점 역시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미 고용 정보 업체 ADP의 전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부문 고용은 6월 236만9000명 늘어났다. 증가 폭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제시한 시장 전망치 250만명을 밑돌기는 했으나, 5월에 비해 대폭 상향 조정되면서 고용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 또한 5월 위축세에서 6월 확장세로 전환해 52.6을 기록했다.

중국의 6월 제조업 PMI 지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라 50.9%를 기록했다. 넉 달 연속 증가세다.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PMI 지수의 경우 기준치인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경기 확장, 이하는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1차 임상 시험에서 중화항체를 성공적으로 형성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의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등 재유행 사태가 유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상황이다. 

CHS헤징의 애널리스트인 토니 헤드릭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유) 시장은 대체로 수요를 따라가고 있으며, 코로나19 감염자 증가에 따른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에도 후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필 플린 선임 연구원도 이날 유가 상승에 대해 "잇단 감소세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고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