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간편식의 원조 ‘오뚜기’가 갓뚜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돌을 맞은 오뚜기는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 한창이다. 올해 완공되는 중앙연구소를 앞세워 본격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 효과까지 더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뚜기 중앙연구소(이하 중앙연구소)’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신제품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초 2월 완공 예정이던 연구소 증축은 코로나19 여파에 다소 연기됐지만, 오뚜기는 신제품 확대를 위한 산실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에 발맞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이 같은 100년 기업을 향한 '뉴 오뚜기' 변화는 이강훈 사장의 지난 3월 주주총회 발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오뚜기가 50주년을 넘어 100주년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는 첫 해”라며 “연구소 신축으로 더욱 좋은 환경에서 성과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정간편식' 원조 오뚜기, 절대강자 카레 왕좌 냉동시장으로 확대 '잰걸음'

우선 HMR(가정간편식) 상품군을 확대하는 것이 눈에 띈다. 지난 1981년 국내 첫 즉석요리인 '3분카레'로 HMR 시장 문을 연 오뚜기는 3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카레시장내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더해 1인가구와 혼밥족이 증가하자 카테고리를 꾸준히 늘렸다. 

카레는 물론 냉동피자, 크로크무슈, 브리또, 핫도그 등 다양한 냉동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블락비 ‘피오’를 내세운 ‘오뚜기 치즈듬뿍, 피슈또핫’ TV광고를 온에어 했으며, TV광고와 연계한 다양한 디지털 프로모션을 전개할 예정이다.

▲ 오뚜기 실적추이. 출처=전자공시시스템

냉동제품 뿐 아니라 수산물 상온 HMR까지 발을 넓혔다. 현재 냉장·냉동 HMR 식품은 꾸준한 성장세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하는 옴니채널 쇼핑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HMR 시장의 성장세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 오뚜기가 지난해 5월 수산물 간편식 제품인 ‘렌지에 돌려먹는 생선구이’ 3종을 출시한 이후 동종업계에서 잇따라 관련시장에 진출했다.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맛있는 생선구이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인 이 제품은 불편한 생선손질 없이도 생선 굽는 냄새 없이 짧은 조리시간으로도 촉촉하면서 맛있는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다.

신제품 강화하는 ‘갓뚜기’ 라면

라면시장에서 업계 2위인 오뚜기는 신제품 위주로 점유율 넓히기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 1분기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외식 시장이 축소하면서 양념소스, 사리 등 B2B 수요가 하락, 농심, 삼양식품 등 경쟁사에 비해 성장률이 낮았다.

이후 꺼내든 전략이 신제품 출시다. 특히 올해 상반기 ‘진짬뽕’과 ‘진짜장’을 조합합 ‘진진짜라’를 출시하며 농심 ‘짜파구리’ 열풍에 대응했다. 이어 ‘진비빔면’도 선보이면서 약 2개월 만에 2000만개 넘게 팔리며 여름 계절면 성수기 공략에 성공했다. 모델도 백종원을 기용하며 활발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 백종원 대표의 완도 다시마 구매 요청에 오뚜기가 한정판으로 출시한 ‘오동통면’. 출처=오뚜기

최근에는 백종원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협업으로 탄생한 ‘오동통면’이 화제를 모았다. 오동통면은 갓뚜기의 이미지를 다시 상기시키는 효과를 가져왔고, 내부에서는 해당 제품의 정식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소리 소문없이 진라면 소컵 제품 밑면에 유통기한과 제조번호와 함께 ‘의료진 덕분에♡’라는 문구를 넣은 것이 한 소비자에게 발견되면서 갓뚜기 명색을 입증했다. 이러한 문구는 오뚜기 고객센터에 보낸 한 학생의 편지에 담긴 “오뚜기 라면을 먹는 순간만큼은 국민 모두가 따듯한 위로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을 적극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이러한 행보를 딱히 홍보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발견한 소비자에 의해 SNS에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오뚜기는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고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SNS 캠페인의 이상적인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 출처=오뚜기, 인스타그램 갈무리

K-라면, 오뚜기도 해외시장 공략 속도낸다

현재 오뚜기의 중앙연구소는 창사 이래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구소 신축으로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본래 오뚜기는 타 경쟁사들에 비해 해외 수익이 크지 않다. 내수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해외 매출 비율 자체가 낮다.

실제 오뚜기 1분기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558억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8.6%밖에 되지 않는다. ‘짜파구리’와 ‘신라면’으로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농심과 불닭시리즈로 해외 시장을 공력하고 있는 삼양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는 견조한 내수수요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오뚜기 베트남 법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78억원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법인을 설립되지 10년이 됐다. 최근에는 2년 전부터 기존 소스 공장에 라면 공장까지 가동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연구소 신축으로 더욱 좋은 환경에서 성과를 내고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우수한 신제품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수출 확대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