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코프리, 뇌전증 치료제 시장 판도 바꾼다

카리스바메이트, FDA 희귀의약품 지정

▲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이 엑스코프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와 관련한 임상 3상에서 '완전발작소실' 비율 데이터를 2상 대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2상에서는 완전발작소실 비율이 28%였지만, 3상에서는 30%대까지 올랐다는 분석이 따른다.

SK바이오팜은 또 레녹스ㆍ가스토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업은 엑스코프리를 비롯해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 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부문 강자로 도약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임상에서 환자의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완전발작소실’ 사례를 다수 확인됐다. SK바이오팜은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방침이다. 엑스코프리가 출시되기 전까지 뇌전증 치료제는 대개 발작 빈도를 줄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SK바이오팜이 개발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카리스바메이트는 개발 과정과 출시 후에 특혜를 받을 수 있다.

엑스코프리 ‘완전발작소실’ 강조…시장 판도 바꾼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임상에서 유의미한 완전발작소실 비율을 나타냈다. 완전발작소실이 주목을 받는 이유로는 환자 삶의 잘 향상이 꼽힌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환자의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뇌전증 신약 선택에서 중요한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전증 임상은 환자가 기존에 처방을 받고있는 약을 완전히 대체하는 임상이 아니다. 뇌전증 환자 그룹이 특정돼 임상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제로 발작이 감소되는 것이 확인된 환자들은 임상에 참여할 수 없다.

SK바이오팜은 기존에 출시된 뇌전증 약을 1~3개 복합 처방해서 복용하고 있음에도 4주 이상에 3회 이상 발작이 일어나는 난치성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코프리 임상을 진행했다. 대상 환자군은 환자 본인이 선택한 의약품과 위약을 복용한 위약군과 환자 본인이 선택한 약물과 엑스코프리를 복용하는 약물군 등으로 구분됐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출처=SK바이오팜

첫 번째 임상(Study 013)의 사후 분석에 따르면 약물 치료 유지 기간 동안 위약 투여군에서는 9% 발작소실을 보였지만 세노바메이트 투여 군에서는 28% 환자들이 완전발작소실을 나타냈다. 엑스코프리는 두 번째 임상(Study 017)에서 유지기간 동안 100mg, 200mg, 400mg 복용 환자들에서 각각 4%, 11%, 21%의 완전발작소실을 내보였다. 위약 투여군은 1% 내외였다.

엑스코프리가 환자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완전발작소실 뿐만 아니라 100mg, 200mg, 400mg 복용환자들에서 발작 빈도가 감소한 것도 꼽힌다. 용량군 마다 발작 빈도 중앙값은 각각 36%, 55%, 55%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뇌전증 치료제들은 완전발작소실 비율을 약 3~4% 나타냈다. 완전발작소실을 강조하기보다 발작 빈도 수 감소를 강조하는 것이 영업 전략의 일환이었다. SK바이오팜은 완전발작소실을 통한 환자 삶의 질 개선이라는 부문을 강조해 엑스코프리로 뇌전증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앞서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와 관련해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어느 약물도 100% 소실에 대해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한 기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정우 대표는 또 "임상 2상에서는 일부 환자가 제외돼 완전발작소실 비율이 28%가 나왔다"면서 "일부 환자를 제외하지 않는 임상 3상에서는 해당 비율이 좀 더 높은 30%대 내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임상 3상 연구결과와 관련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정확한 게재일은 아직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뇌전증 센터가 234곳이 있다. 뇌전증 전문의는 약 1600명이다. CNS 관련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1만2791명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초까지 영입한 영업 전문가를 비롯 영업인력 110명으로 이들을 모두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정우 대표는 “일반적으로 종양 부문은 영업인력이 5000명에서 1만명 수준이 필요하다”면서 “영업사원 110명으로 99% 커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희귀질환 신약 개발로 성장 지속 전망

SK바이오팜은 또 희귀질환 중 하나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신약 개발을 위해 카리스바메이트를 개발 중이다. 이 기업은 2021년 FDA로부터 허가를 받아 카리스바메이트의 임상 3상을 진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12.3% 성장해 2024년까지 24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2024년 글로벌 처방 의약품 매출의 20.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SK바이오팜 주요 파이프라인 특징. 출처=SK바이오팜

카리스바메이트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 개발 절차나 시판 후 다양한 특혜를 얻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정받은 희귀의약품 개발 시 미국 내 임상 비용에 대해 50% 세금 감면을 받고, 40만달러 규모 임상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FDA의 신약 품목허가 승인을 위한 자문을 받을 수도 있다. 허가 심사 기간도 단축되며 허가일로부터 7년 동안 시장 독점 기간도 보장받는다.

생명공학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까지 연매출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7개 신약후보물질 중 5개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신약이다. 제약바이오 일각에서는 희귀질환을 타겟하는 희귀의약품 분야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카리스바메이트가 개발될 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조 대표는 “전체 환자가 20만명 이하라 임상 비용이 적게 들고 시급성이 강해 개발 기간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올해 임상 1b상과 2상을 완료하고 2021년에 3상에 착수하면 20203~2024년에 FDA에 신약허가신청(NDA) 제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