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 중견기업 직장인 A(48)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테크 목적으로 모은 돈을 섣불리 투자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A씨는 투자처를 정할 때까지 소소한 이자라도 받겠단 생각에 금융 상품을 찾고 있다.

# 사회 초년생 B(28)씨는 지출 용도에 따라 통장을 나눠 쓰는 '통장 쪼개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B씨는 5개 통장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최소 20영업일이 지난 후에야 새로운 통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금융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요구불예금 '만성 시대'다. 0%대 초(超) 저금리 시대를 처음 겪는 '금리 노마드(유목민)'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어서다.

당분간 경기 흐름을 관망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저축은행 비대면 파킹통장(수시입출금 보통예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이 운영하는 수시입출금 상품들보다 금리가 높고,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보다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 15개 시중은행 MMDA 평잔별 연이율. 출처=은행연합회

 

시중은행 최대 0.5%…인터넷은행 상품도 높은 이자 체감 어려워

최근 언제든 인출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투자처를 고민하는 '부동 자금'이 시중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만 해도 은행 정기예금은 약 10조원 줄어든 반면, 요구불예금은 24조원가량 늘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33조914억원이다. 이는 지난 5월(643조7699억원)과 비교해 10조6785억원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요구불예금 잔액은 566조3160억원으로, 전월(541조9532억원)보다 24조3628억원 급증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요구불예금 상품은 투자자들의 고민을 늘게 한다. 금리 혜택이 낮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15개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금리는 평균잔액(평잔)별로 0%(평잔 500만원 이하)~0.5%(평잔 1억원 이상) 연이율을 적용한다. 평균 1억원 이상을 통장에 넣어놔야 0.5%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인터넷은행이 제공하는 파킹통장 금리가 시중은행 MMDA보다 높은 편이지만, 큰 체감은 어렵다. 케이뱅크가 지난 1일 출시한 파킹통장 '플러스 박스' 금리는 연 0.7%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가 운영하는 '세이프 박스'는 연이율 0.5%가 적용된다.

▲ 저축은행중앙회 메인 홈페이지 캡처.

 

저축은행 파킹통장 1.5% 이상 연이율…"2030 고객 확보 위해"

반면 저축은행은 비대면 방식으로 파킹통장을 개설하면 연이율 1.5%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페페저축은행이 출시한 '페페루 저축예금(1.7%, 비대면개설)'를 비롯해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킹(1.7%, 비대면개설)' △웰컴저축은행 'WELCOME 보통예금(1.6%, 비대면개설) △OK저축은행 'OK대박통장(1.5%, 비대면개설)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연이자율은 통상 은행 요구불예금 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CMA 관련 상품들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월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한 다음날인 29일 기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머니마켓랩(MMW)형 개인CMA 수익률은 0.54%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증권사 계좌로 무료 이체수수료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은행 이용자들보다 적기 때문에, CMA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를 평소 이용하는 계좌로 옮기려면 이체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무료 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Toss) 등을 활용해 이체하고 싶어도 아직 토스와 연동되지 않은 증권사들도 있어 이체 수수료도 상품 선택 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이 주로 비대면개설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운영비 절감에 따른 이자 혜택을 늘려 2030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설명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개설로 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운영비가 절감되고 업무효율성이 높아지는 부분이 있어 이런 수혜를 고객들에게 금리로 돌려줄 여지가 있다"라면서 "이를 통해 2030 젊은 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