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 측에 보냈다는 인력 조정 계획안 첨부파일. 만든날짜가 2020년 2월 21일로 명기돼있다. 출처=제주항공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양사가 첨예한 진실공방을 이어감에 따라 인수전 결말은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제주항공은 6일 늦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이스타항공 노조는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노조의 주장과 달리 이스타 구조조정은 이스타항공에서 주식매매계약서(SPA) 체결 날짜이전부터 기재반납 계획에 따라 준비한 사안”이라며 이스타항공 노조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이 첨부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9일 오후 17시경에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에 보내준 메일의 첨부 파일의 최초 작성일은 2020년 2월 21일로 명기돼있다. 이에 SPA가 체결된 3월 2일 이전 이스타항공에서 기재 조기반납을 결정한 시기에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었다는 게 제주항공의 설명이다. 

즉, 제주항공 주장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노조가 공개한 구조조정 목표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 등 구체적인 숫자는 제주항공이 아니라 이스타항공이 SPA 체결 이전에 준비한 게 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은 SPA 체결 전부터도 제주항공에 대해 기재 일부 조기반납을 한 사실 및 SPA 체결 후 추가적인 조기반납을 할 계획을 설명하면서, 기재 조기반납에 당연히 수반되는 인력 운용 이슈와 관련하여 구조조정 계획이 있음을 수차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SPA 체결 후 이스타항공에서 언급했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타항공 측에서 먼저 구조조정 계획을 언급했으므로, 제주항공은 매수인으로서 그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문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3월 9일 회의 종료 후 17시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 계획안을 전달했는데, 이는 상당히 구체성이 있는 상세한 구조조정 계획”이었다며 “내용상으로나 위 전달 시간에 비추어보나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일정 기간에 걸쳐 준비해 왔던 구조조정 계획안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하기로 한 결정 및 그 구체적인 방안과 내용은 이스타항공 자체적인 경영 판단에 따라 의사결정한 사항이고, 제주항공 측에서 이를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은 없으며, 주식매매계약상 그런 권한이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 측에서 결정·추진한 구조조정 계획의 진행 상황을 매수인으로서 확인한 것 뿐이며, 그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에 요구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인 측에서는 마치 제주항공이 이를 지시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제주항공은 “이석주 대표와 최종구 대표간 녹취록에 대해서도 SPA 체결이후 쌍방간 계약진행을 위해 논의하고 상호 노력하자는 내용이며 어디에도 제주항공이 지시하는 대화 내용은 없다”며 “특히 2월 체불임금은 딜 클로징을 빨리해서 지급하자는 원론적 내용이며 클로징 전에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구체적인 반론은 별도로 하겠다”고 2차 반론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