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경기회복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글로벌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향후 경제 회복에 대한 신중한 전망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만6000선이 회복 하루 만에 무너졌고,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 또한 5 거래일 연속 상승을 끝내고 하락했다.

키움증권 서상영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미국 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과 개별기업 실적에 따라 차별화를 보였다”며 “실적부진이 예상되는 금융·항공·여행주는 약세를, 새로운 고객 시스템을 발표한 월마트(+6.87%)와 정부로부터 16억달러를 지원받은 노바백스(+31.62%)는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 또한 코로나19 재확산과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모두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6.04(1.53%) 내린 6189.90으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6.65(0.92%) 하락한 1만2616.8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7.78(0.74%) 떨어진 5043.73으로 장을 마감했다.

▲ 7일 기준 글로벌 주요 증시 일간 등락률 출처=한국투자증권

이날 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회복 신중론에 영향을 받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도 올해 회원국 실업률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인 9.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실업률이 내년 말에도 7.7%로 다소 감소하는 데 그치는 등 회복이 느릴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8.7%, EU 전체의 GDP는 8.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감소치 유로존 7.7%, EU 전체 7.4%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재무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와 관련해 "봉쇄의 경제적 영향이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올해 하반기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속해서 언급한 것도 높아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경기 회복 지연 신호가 나오고 있으며 현재는 회복이 정체되었다”라며 주장했으며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고용시장 회복은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코로나로 인한 경기 피해는 너무 불확실하며 수요 충격과 공급 충격도 여전하다”라고 설명했다. 리차드 클라리드 연준 부의장이 적극적인 부양정책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호주 등 경제 셧다운 발표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도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주춤했던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다시 5만명을 웃돌았다. 텍사스의 일일 신규 확진자와 캘리포니아의 입원환자가 최고치 경신했다. 특히 플로리다는 확진 판정률이 20%를 기록하며 확산세를 나타냈다. 최근 플로리다의 병실은 78%가 가동 중이고 중환자실의 83%가 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빅토리아주 멜버른에 봉쇄령이 발동됐다.

▲출처=한국투자증권

미국의 대외 갈등도 문제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틱톡(TikTok)을 포함한 중국 소셜미디어 앱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미·중 갈등이 부각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7월부로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유엔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V자 회복설 대신 W자 회복을 언급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앞서 영국 HSBC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2021년 말까지 전 세계 GDP가 2019년 수준 회복하지 못하며. 글로벌 경제도 V자 회복 아닌 W자 모양 회복과 하강을 반복하는 흐름을 발표한 바가 있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스펜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이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지만, 2월 이후 나타난 주요 경제 지표의 V자 회복이 하반기부터 한풀 꺾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미국의 데이터를 보면 특히 바이러스 최대 피해 지역에서의 경제 회복이 V자형에서 W자형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 내 코로나19 확대를  경계했다.

현재 8일 한국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출발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해 오후 2시 7분 기준 2161.76을 기록하며  전장대비 2.41(0.11%) 하락을 보이고 있다.

서상영 팀장은 “한국의 코스피 등은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하락요인이 선반영이 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낙폭은 제한될 것이다”라며 “다만 미·중 갈등이 지속될 수 있어 중국 증시의 변화 또한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을 우려하면서 미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부양책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글로벌 증시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