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말씀대로만 살려고 하지 말고 자기 몸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놀아보자는 박수홍의 노래 ‘쏘리 맘’이 있다. 인도에는 회사 생활에서 회사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지 않고 제 맘대로 택한다는 의미의 ‘쏘리 써(Sir)’가 있다.

인도인은 무엇보다 가족을 우선한다. 모든 인도인의 존경을 받는 제11대 인도대통령이자 과학자 압둘 칼람(2015년 작고)도 청년들에게 “회사에 충성하기보다는 가족에 애정을 다하라. 가족이 너를 지켜줄 것이다”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런 인도직원들을 상대로 가족 대소사 대신에 회사 업무에 매진하라고 지시 또는 인센티브 제시를 하여도 별 소용이 없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당황하는 인도 진출 한국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지난 수 년 동안 한국기업이 매년 1백 여 개 이상 인도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현지 운영을 위해선 인도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첫째, 한국기업은 인도인 고용 프로세스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진행함으로써 책임소재가 분명하도록 해야 한다. 주변 소개로 채용하기 보다는 전문 HR 서비스 기업을 통해서 공고하고 외부 전문인과 함께 심사하여 채용해야 한다. 한국에서 대충 정하고 임의로 날인하는 고용계약서 작성습관은 버려야 한다. 인도에서 고용계약서는 공통양식과 직무와 직급 별로 개별양식을 준비하여 이를 근거로 실제로 당사자와 직접 날인하도록 한다.

둘째,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자의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인정된 논리에 입각해 협상을 맺어야 한다. 인도직원이 고향집의 가족 대사에 참석하려고 일주일 이상의 긴 휴가를 신청했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회사측이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No’라고 거절하면 인도 직원이 불이익이 두려워 회사결정에 따를까? 아무리 해고 협박을 해도 인도인들이 고향방문 휴가를 포기하고 근무를 지속할 가능성은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직원의 직무에 따라 현황을 확인하게 하고 이에 대안을 제안하게 하면서 규정에 정해진 휴가 기일 내에서 스스로 정하여 사용하게 하고, 오가는 일정에 맞게 교통편 예약이 있는 지를 확인하는 등 실질적이고도 논리적 타협을 해야 한다. 현안이 있을 때 근거를 갖춘 협상을 하는 것이 현지기업 운영관리 제1장1절이다.

셋째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 북부 인도지역의 겨울은 일교차가 매우 심하다. 여름은 섭씨 45도를 넘나든다. 이 지역에서 대부분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는 인도 직원들은 병치레가 많을 수 있다. 흔히 “fever’라고 감기 몸살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데도 출퇴근에 대해 경직되고 엄격한 근무평점을 하게 된다면 평점에 위기를 느끼게 된 필수 인원이 돌연 이직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회사근무는 고용주와 고용인 간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용역 매매이다. 이는 '협상 끝 타협'의 결과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논리로 협상한 결과를 근거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 그렇게 인도 현지인들과 잘 융합되어 함께 기업을 키우다 보면 머지않아 ‘올해의 존경하는 기업’ ‘입사하고 싶은 기업’ 등에 꼽힐 정도로 현지경영 완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