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올해 하반기에 바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처= Oil Spong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석유 수요에 미치는 최악의 영향은 지났으며 2020년 하반기에는 시장이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2020년 상반기 전 세계 석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약 11%, 즉 하루 1075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IEA는 이어 올 하반기에는 석유 수요가 하루 51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가두어 놓았던 엄격한 봉쇄조치가 해제되면서 경제 및 교통활동이 회복되고 있지만, 미국과 중남미 등지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재봉쇄 조치가 거론되는 등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고 IEA는 보고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유가는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었다는 판단 하에 변동폭이 크게 줄면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IEA는 브라질, 러시아, 특히 미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다시 증가함에 따라 3분기 수요 예측을 하향 조정했다.

경기 회복에 결정적 도움이 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에 힘입어, 12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2.1% 오른 배럴당 43.24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기준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선물은 배럴당 2.3% 오른 40.55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 회복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감소다. IEA 자료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들은 가격전쟁을 끝내고 세계 공급량의 13%를 줄이기로 합의함에 따라, 6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은 4월에 비해 하루 137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EA는 사우디가 하루 100만 배럴의 생산량을 추가로 감축하는 등 협상안 감소량보다 실제 감소량이 108%는 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OPEC의 생산량은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공급량 감소도 가격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IEA는 미국이 5월과 6월에 각각 하루 130만 배럴과 50만 배럴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IEA는 공급 감소에 대한 생산자들의 엄격한 준수가 하반기에 약해질 수 있다며, 우선 당장 미국의 생산이 하반기에 바닥을 치고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IEA는 또,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도 8월부터는 감산량을 하루 200만 배럴씩 줄일 것이며, 특히 감산에 반발해 온 리비아는 올해 연말 안으로 생산량을 100만 배럴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의 공급 감소 합의가 잘 이행되었고 2분기 수요 감소도 IEA가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것은 석유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바다의 유조선 탱크에 저장되어 있던 원유 재고량도 6월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5월보다 3500만배럴 감소한 1억 7600만배럴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의 수급이 균형을 이룰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비록 산유국들이 감산을 지켜왔지만, 세계는 여전히 공급 과잉에 허덕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재고는 2020년 들어 하루 200만배럴 늘어났고, 미국도 지난 6월에 1300만 배럴을 감산했지만 재고는 280만배럴 늘어났다.

지난 5월 이후 유가가 반등했지만, 정유사들이 수요 증가로 얻는 이익은 여전한 과잉 재고로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IEA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