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증시가 회복 양상에 접어들었다. 특히 최근 증시는 올 연초 수준을 회복했으며, 언택트 업종이 이 같은 회복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가을까지 코로나19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가시화돼 재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지원을 지속할 정부의 정책 영향까지 더해져 피해주 중심으로 시장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섰고, 일일 신규 확진자도 22만명을 기록하며 확산세를 지속하고 있어 코로나19 종식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도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종합지수를 비롯한 주요지수들은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한국 코스피도 지난 3월 저점 이후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즉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더라도 경제활동에는 큰 제약이 없을 수 있겠다는 낙관적 생각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MAGA(MS·애플·구글·아마존) 등 언택트 업종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하며 존재감이 더 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코로나19 2차 유행이 시작되더라도 이들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을 독감시즌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14일(현지시간)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올해 가을과 겨울, 그리고 2021년은 미국 공중보건에 있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는 것이 정말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만약 위 경고처럼 가을에 2차 유행이 발생한다면, 올봄 사람들이 최대한 외부활동을 줄임에 따라 엄청난 모든 업종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었듯이 가을에도 어느 정도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 자료=통계청

앞서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가장 큰 피해를 나타낸 경제지표는 실업률이다. 이에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2000명 감소했다. 3월(-19만5000명), 4월(-47만6000명), 5월(-39만2000명)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를 했다. 4개월 연속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6월 기준 실업률 1년 전보다 0.3%P 오른 4.3%로 조사돼, 6월 기준으로는 1999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고용쇼크는 대부분 제조업·레저 등 경기민감 업종들의 피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경기민감 업종과 차별화 양상을 나타낸 언택트 업종들까지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일구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 공포는 덜 느끼고 탐욕은 더 크게 느낀다고 볼 수 있다”라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은 중소 상공업이 위험해지고 있으니 소형종목들을 버리고 언택트 특성을 가진 몇몇 대형종목들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일구 센터장은 “타격을 크게 입은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이번 주에 있고,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지고 있어 정치권이 중소 상공업에 유리하고 언택트 대형 종목들에 불리한 정책들을 쏟아낼 것이다”라며 “그동안 증시의 양극단 중 상승세를 나타낸 쪽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반대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5일 오후 2시 45분 코스피·코스닥에서는 자동차, 조선, 증권, 은행 등 경기민감업종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따른 전방위적인 경제구조 개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은) 장기 계획을 담고 있는 큰 정책인 만큼 분명 한국 경제에 큰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은 장기적 변화를 목표로 하지만, 당장 올해·내년부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산업과 기업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을 잘 선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