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평균 수명이 늘어나 연금만으로 살아가기엔 긴 인생을 살고 있다. 2030세대 못지않게 5060세대의 인생 또한 길고 소중하다. 은퇴자 역시 마찬가지다. 남은 인생 동안 얼마의 돈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삶의 질을 판가름한다. 노후 준비, 그리고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다.

그러나 5060세대와 은퇴자의 투자자금은 2030세대의 투자자금과 다르다. 더 이상 소득이 동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2030세대와는 분명하게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에 비해 정보 습득의 한계, 끊어진 소득을 감안해야 하고 안정형 수익 추구 등 달라야 할 점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코노믹리뷰’는 황성훈 미래에셋대우 서초WM(자산관리) PB를 통해 5060세대와 은퇴자들을 위한 노후준비 전략을 들어본다.

Q. 코로나19 여파와 동학개미운동이 휩쓸고 간 국내 증시에서 5060세대와 은퇴자들의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합니까? 성향별로 조언 부탁드립니다.

A. 나이, 은퇴 여부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와 투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저금리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는 평안한 노후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성향별로 수익추구형 고객은 시가총액 상위 20위 이내 주식을 중심으로 보유할 것을 추천 드립니다. 섹터(그린에너지, 바이오, 반도체소재, 5G 등) 내 선두 주식의 순환매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해야 합니다. 섹터 투자가 어려울 경우에는 섹터 전체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이용하면 손쉽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2차 전지 테마 ETF에 투자하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주식을 하나의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명품을 보유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즉 명품 취급을 받을 수 있는 주식을 매수하겠단 마음으로 투자를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정추구형 고객의 경우는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면서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는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하면 저금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주식 뿐 아니라 최근에는 부동산을 기초로 하는 리츠, 채권 소액 투자가 가능한 채권 ETF 등 시중금리를 상회하는 배당을 지급하는 자산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습니다. 이를 적극 활용해 자산을 배분한다면 은퇴자들의 경우 배당을 통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가격 변동에 의한 차익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은퇴 이후 노후자금을 고려해야 하는 5060세대의 특성상 안정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면 주식과 펀드, 채권 등의 금융상품을 어떤 전략과 비중으로 가져가야 유리합니까? 이미 은퇴한 이들의 경우 똑같이 적용해도 괜찮을까요?

A. 홀딩 자산 50~70%, 트레이딩 자산 30~50% 비중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전략을 제시합니다. 홀딩 자산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자산을 제외한 모든 자산입니다. 은퇴하신 분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투자 자산을 홀딩만 하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물론 트레이딩에만 집중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비중 조절을 해가며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중은 금 또는 달러에 20%,  채권 또는 채권ETF에 30%, 주식 직접 투자(상장 리츠 포함) 30%, 자산배분형펀드(ex. TDF펀드) 20%를 추천드립니다.

▲ 황성훈 미래에셋대우 서초WM PB. 사진=미래에셋대우

Q. 최근 라임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5060세대의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가 과연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보십니까? 

A.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 적극 공감하며 업계 종사자로서 반성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은 교훈도 분명합니다. 바로 주식이라고 다 위험하지 않으며, 채권이라고 다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안전하면서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은 없습니다. 중위험, 중수익의 금융상품도 없습니다. 즉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고 또 투자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하지만, 이에 대한 검증을 할 필요는 있는 것입니다. 

해당 금융상품이나 투자 자산이 영속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지, 처음 투자할 때와의 제반 여건 환경이 변하진 않았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좋은 상품(투자자산)을 고르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상품을 추천 받기 이전에 개략적인 정보나 트렌드를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한경 컨센서스’ 사이트를 통해 국내외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를 살펴보거나 ‘네이버 금융’을 통해 주식, 펀드, 환율 등 투자 시장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좋은 상품을 고르는 팁이나 노하우는 단순합니다. 지금 내가 투자하고자 하는 상품이나 투자자산이 세상의 변화와 흐름의 트렌드에 부합하는가를 고민해보면 됩니다. 이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상품이나 투자자산을 골라낼 수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라임, 옵티머스, DLF 같은 상품은 투자 당시 시점의 금융 시장이나 투자 트렌드를 대표하던 상품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Q. 5060세대 혹은 은퇴자들의 투자인 만큼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A. 투자 정보나 트렌드에 아주 민감한 세대가 아닐 수 있는 만큼 투자만 해놓고 마냥 기다리는 건 적극적으로 경계해야 할 태도입니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적정한 리밸런싱과 투자한 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 수입이 없거나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손실을 유의하되, 투자 중 발생한 손실이 회복 가능한 것인지 판단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Q. 5060세대, 은퇴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금융투자 상품은 무엇입니까?

A. 다양한 국내외 상장 ETF,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 상장 리츠, TDF펀드(자산배분형 펀드) 등을 추천합니다.

Q.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맡겨도 이자수익이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산 금액별 투자 방향에 대해 조언해주십시오. 

A. 자산 1억원 이하의 투자자에게는 국내외 우량 주식과 이를 포함한 섹터 ETF를 추천합니다.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산을 증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산이 1억원에서 5억원 사이라면 국내 우량 회사채를 포함한 주식과 ETF, 리츠를 추천해드립니다. 만일 자산이 5억원 이상이라면 외화를 포함한 채권, 금과 같은 원자재, 주식, ETF, 리츠 등에 자산을 배분하는 전략으로 투자 방향을 잡으면 됩니다.

Q. 투자를 잘 모르는 5060세대나 은퇴자들의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국내에 있습니까? 

A. 선별적으로 봐야하긴 하겠지만 유튜브의 도움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세미나 혹은 강연 등이 열리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Q. 은퇴 이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 기간에는 어떤 투자를 할 수 있습니까?

A.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투자 방법으로는 ▲국내 회사채 등 국내 채권 투자와 외화 채권 투자 ▲국내외 배당주 투자와 배당 ETF 투자 등이 있습니다. 자산배분형 펀드(ex. TDF 펀드)를 활용한 투자 방법을 통해서는 연금자산을 증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연금자산(개인연금, 퇴직연금)을 수령하면서 국민연금 받기 이전의 소득을 대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투자를 고려중인 5060세대와 은퇴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모든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금융회사를 믿고 돈을 맡겨서 잘 되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정기예금 같은 확정금리형 자산으로는 절대 평안한 노후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투자가 낯설어도 부담없는 부분부터 시작해 다양하게 투자해보실 것을 당부합니다. 만일 투자를 결정했다면 장기적인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야 혹여 타이밍을 잘못 맞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기다리고 버틸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투자를 위해 움직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