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 증가 순항

램시마SC로 바이오베터 개발 역량 확보

램시마IV,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 셀트리온그룹이 '램시마'에 기반을 두고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올해 램시마 판매 호조 덕분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에서도 유나이티드헬스케어가 램시마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램시마 정맥주사제형(IV)을 피하주사제형(SC)로 변형한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출시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램시마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는 임상이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잘 만든 램시마 하나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램시마로 매출 확대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4184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624% 늘어난 670억원으로 추정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미국향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가 지난해에는 분기별로 평균 250억원씩 발생하면서 연간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면 올해는 연간으로 약 20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분기별로는 안정적으로 약 5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와 경쟁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압도하고 있다. 이 약은 지난 2016년 말 미국에 출시된 후 판매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미국 3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가 지난해 10월 선호의약품에 램시마를 등재한 후 점유율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램시마 미국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약 10.1%다.

▲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 전망(단위 억원). 출처=SK증권, 하나금융투자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제 막 개척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 등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바꿨을 때에도 안전성과 약효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바이오시밀러를 확대했다. 미국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바이오시밀러 시장 강화 정책 중 하나인 ‘바이오시밀러 액션 플랜’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에 대한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바이오시밀러의 사용 촉진을 이끌어내는 정책을 지속해서 발표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노년층을 위한 공공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파트 B 의약품에 대해 신규 환자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의약품부터 먼저 사용하는 단계적 치료 지침을 허용하는 등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 조성되고 있다. 셀트리온 헬스케어 관계자는 “미국 최대 사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와 더불어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최초로 의약품 우선첩아 목록에 동등 등재되는 등 보험사 커버리지가 확대됐다”면서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처방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램시마SC’ 셀트리온그룹의 히든 카드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성인 및 소아 크론병, 건선, 건선성 관절염, 성인 및 소아 궤양성 대장염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TNF-α 억제제)의 주 성분은 크게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 에타너셉트 등으로 나뉜다. 아달리무맙과 에타너셉트는 SC제형이 있었지만 인플릭시맙은 SC제형이 없었다. 셀트리온이 인플릭시맙 성분 의약품의 SC제형을 개발한 것이 램시마SC다. 이는 유럽에서 신약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 허가를 받았다.

IV와 SC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환자 편의성이다. IV는 병원에 내원해 약 2시간 동안 정맥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SC는 5분 내외로 투약이 가능하다. 대다수 국가는 환자가 스스로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는 ‘오토인젝터’ 주사기 등을 활용해 처방을 받은 후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투약할 수도 있다.

▲ 램시마SC 오토인젝터 및 프리필드시린지. 출처=셀트리온

SC의 환자 편의성은 염증성장질환(IBD) 부문에서 더 효과적이다. IBD를 앓는 환자들은 대개 경제활동이 왕성한 30~50대다. 램시마SC는 간편하게 투약할 수 있어 병원에 방문하는 등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IBD에 효과적인 약물로는 인플릭시맙 성분이 꼽힌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최근 램시마SC의 추가 적응증 신청에 대해 ‘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내렸다. 이번 추가 적응증 신청에는 IBD 질환인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에 더해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및 건선이 포함됐다. 최종 승인은 대개 CHMP의 허가 승인 권고 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1~3개월 내 결정한다. 최종 승인 시 램시마SC는 모든 성인 적응증을 획득한 최초의 인플릭시맙 SC가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에게 IBD 허가 전부터 램시마SC를 처방하고자 하는 의료진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램시마SC는 글로벌 55조원 규모에 이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약 2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해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램시마, 코로나19 치료 가능성 임상 중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영국에서 램시마 정맥주사제형(IV)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임상을 진행 중이다. 램시마의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이 나온 이유로는 염증이 꼽힌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마크 펠드만 박사는 국제학술지 란셋에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TNF-α 억제제 처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 영국 연구진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진행하고 있는 램시마IV 코로나19 임상. 출처=유럽임상시험정보포털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혈액과 조직에는 염증을 증폭시키는 TNF가 있으며 이를 통해 폐 등에서 염증이 증폭되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발생해 코로나19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펠드만 박사는 “코로나19 치료에는 TNF를 타겟하는 TNF-α억제제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면서 “그중에서도 20년이 넘게 처방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인플릭시맙 등이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펠드만 박사 및 버밍엄 대학병원들이 참여해 램시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램시마IV로 임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