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INSIDE > 전문가 칼럼
[조태진의 실전기업법무] 조원태 호(號), BW 발행으로 기사회생 하나?

한진칼의 주가는 연일 오름세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리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으로 구성된 이른바 ‘3자 연합’이 경영권 획득을 위해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이는 가운데, 이를 방어하기 위해 조원태 회장 측에서도 매집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생전에는 KCGI만이 유일한 경영권 도전세력이었지만, 조원태 호(號) 출범 후에는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이 이에 가세하여 한진칼로서는 경영권 방어에 있어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앞두고 발행한 신주인수권부 사채(BW)의 경우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 중 누가 더 많이 매집하거나 우호세력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개될 경영권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어서 당분간 한진칼 발(發) 증시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불발로 끝난 ‘3자 연합’의 경영권 도전... 그러나 시간은 ‘3자 연합’의 편

사실 ‘3자 연합’의 공격은 이미 올해 정기주총 시즌인 3월이 한 차례 있었다. 당시 ‘3자 연합’의 일원인 반도건설은 작년 말 한진칼의 지분율을 8.2%로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진칼이 정기주총에서의 반도건설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려 한다며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상 주권상장법인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자는 그 날로부터 5일 이내에 그 보유상황, 해당 주식을 보유한 목적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인지 여부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제147조 제1항),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 8.2%를 보유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올해 1월 10일에서야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었다는 이유로 5%를 초과하는 지분에 대하여는 정기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취지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에 대한 6개월 제재기간이 풀린 지금 ‘3자 연합’이 임시주총을 열어 행사 가능한 지분율은 BW 발행 후 약 42~43%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호세력을 결집해도 4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 회장 측에게는 확실히 위협적인 기세로, 비록 ‘3자 연합’이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2/3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1/3 이상을 확보하여 조 회장을 해임시키지는 못하더라도(상법 제385조 제1항), 주주총회에서 보통결의(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를 통해 ‘3자 연합’ 측 이사를 선임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한진칼 이사회의 구성이 점차 ‘3자 연합’ 측 인사로 채워질 경우 이사회는 ‘3자 연합’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게 되고, 주주총회에서는 이 같은 의안이 다수 주주인 ‘3자 연합’이 결의를 하여 결과적으로 경영권은 조 회장에서 ‘3자 연합’측으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3자 연합’으로 넘어가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시간 상의 문제일 뿐인 것이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뉴시스

일각에서는 ‘3자 연합’이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조 회장이 ‘직무를 이용하여 부정행위를 하거나 법령, 정관에 위반되는 중대한 사실이 있음’을 들며 한 차례 흠집 내기를 하며 이사해임의안을 주총에 올린 후 부결되면, 이사해임의 소(상법 제385조 제2항)를 제기함과 동시에 이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3자 연합’은 여론을 집중 시키는 효과를 가질 수는 있으나, 이미 ‘3자 연합’이 다수주주까지 된 마당에 너무 노골적으로 경영권을 노린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조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 BW, 경영권 방어의 최후 보루 될까?

이러한 상황에서 조 회장의 BW 발행은 ‘3자 연합’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판세를 뒤집을 회심의 승부수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부진으로 막대한 영업 손실을 보고 있는 한진칼이 사채 발행을 통해 외부에서 급하게 돈을 빌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다양한 사채의 종류 중 굳이 BW를 선택한 것은 이로 인해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 등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증자하는 주식의 주주는 조 회장 측 우호세력으로 채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즉, BW 발행을 통해 확보되는 새로운 주주 중에는 ‘3자 연합’ 측 주주도 있겠으나,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인 주주가 더 많을 것이므로, 점차 ‘3자 연합’ 쪽으로 기울어가는 운동장을 BW 발행을 통해 바라 잡아 보겠다는 의중인 것이다. 현재로서는 새로 발행된 BW가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측 어느 쪽에 더 많이 매집되었는지 알기 어렵다. 그 결과는 이후 열리는 주총을 통해서만 가늠할 수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7.17  17:42:58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대한항공, #거래소, #금융위원회, #금융위, #투자, #조원태, #조현아, #KCGI, #반도건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