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신약 허가, ‘기존 약보다 좋은 치료제’

엑스코프리 효능, 완전발작소실 21% 확인

뇌전증 치료제 시장 게임체인저 기대

▲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SK바이오팜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자체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FDA는 신약을 허가할 시 기존 치료제 대비 부작용이 낮고 효과가 더 좋아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긴다. 엑스코프리는 임상에서 완전발작소실 21%를 나타냈다. 이는 임상 3상 데이터를 통해 3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는 완전발작소실 비율이 3~4%였다. 엑스코프리가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직접 판매할 방침이다. 미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이 국가는 SK바이오팜이 진출하기 전까지 시장 진입이 어려운 곳이었다.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운 이유로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다수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주무대라는 점과 거대 보험사 및 의약품 도매상 등 제약바이오 업계 이해관계가 복잡한 점이 꼽힌다.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 직판하는 것은 약효에 대한 자신감 덕분이다. 엑스코프리는 임상 2b상에서 100mg, 200mg, 400mg 복용 환자마다 4%, 11%, 21% 완전발작소실 비율을 보였다. 위약 투여군은 1%였다. 완전발작소실은 말 그대로 발작이 완전히 없어진 것을 뜻한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는 대개 발작빈도감소가 주요 치료 목적이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약 2만명이 해마다 새롭게 뇌전증으로 진단 받고 있으며,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계속되고 있다.

▲ 엑스코프리 완전발작소실 증가(12주 유지기간 기준). 출처=SK바이오팜
▲ 엑스코프리 발작빈도 감소율 증가(18주 투약 기준). 출처=SK바이오팜

해당 임상에서 발작빈도중앙값은 각 용량 마다 36%, 55%, 55% 감소했다. 위약 투여군은 24% 감소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완전발작소실은 환자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뇌전증 신약 선택에서 중요한 지표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엑스코프리의 뛰어난 약효 등에 기반을 두고 지난 2월 바이오뉴저지협회에서 이노베이터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의 영광을 안은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사노피, BMS 등이었다.

미국 전체 뇌전증 센터는 234곳이다. 뇌전증 전문의는 약 1600명이다. 중추신경계(CNS) 관련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1만 2791명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초까지 영입한 영업 전문가를 비롯 영업인력 110명으로 이들을 모두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앞서 “일반적으로 종양 부문은 영업인력이 5000명에서 1만명 수준이 필요하다”면서 “영업사원 110명으로 99% 커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라이프사이언스의 마케팅 센터의 임직원들은 미국 CNS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존슨앤존슨(J&J), UCB, 릴리 등에서 20년 이상 기존 뇌전증 치료제 및 주요 CNS 치료제의 성공적인 출시 및 판매를 경험한 전문가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뇌전증 치료제는 UCB의 ‘빔팻(성분명 라코사미드)’과 ‘케프라(성분명 레비티라세탐)’가 2018년을 기준으로 각각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7%, 18.2%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글로벌 제약사 GSK의 ‘라믹탈(성분명 라모트리진)’, 사노피의 ‘데파킨(성분명 발프로에이트)’이 각각 13.4%, 8.7%를 확보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뇌전증 시장 경쟁 상황은 수년 내 큰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2위 제품은 케프라는 2008년에 특허가 만료돼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제네릭과의 경쟁이 본격 진행 중”이라면서 “주요 신약의 특허 만료에 따라 제네릭 또는 개량신약의 경쟁상황은 심화될 것. 엑스코프리가 출시 이후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화된 약효를 가진 혁신신약임을 입증하는데 성공한다면 희소성에 따라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기존 뇌전증 치료제 대비 엑스코프리 발작완전소실 비율. 출처=SK바이오팜, 유진투자증권
▲ 엑스코프리 상업 성공 매력도. 출처=데이터모니터, 유진투자증권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주요 효능 중 하나인 완전발작소실을 토대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코프리의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확인된 것만 21%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는 대개 3~4%였다. 조정우 대표는 앞서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와 관련해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어느 약물도 100% 소실에 대해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한 기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3세대 뇌전증 치료제인 엑스코프리의 지위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엑스코프리는 3세대 뇌전증 치료제 중 가장 잘 팔리는 빔팻 대비 발작 감소 효과 및 완전 소실 관련 효능이 우수하다”면서 “지난해 빔팻 매출액은 14억 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빔팻은 2022년 특허가 만료될 예정. 빔팻의 약가뿐만 아니라 3세대 치료제들도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서 일부 약가 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코프리는 기존 뇌전증 치료제와 직접적으로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