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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변호사의 토지와 법] 장기미집행 도시공원과 사인의 토지소유권 제한
▲ 이승은 토지수용 전문 변호사

A씨는 말죽거리에 토지를 소유한 자산가다. 서울시는 2000년도 초반에 서울 시내 땅의 일부분을 도시관리계획상 공원 용지로 지정하였다. 그런데 공원 용지로 지정된 서울 시내 땅 중에는 말죽거리의 A씨 땅도 포함돼 있었다.

사람들이 살 주택을 어느 정도 공급할 것인지를 비롯하여 도로나 공원과 같은 많은 기반시설이 필요한데 그 기반시설 역시 어떤 계획에 따라서 설치할 것인지 등,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들이 다 같이 도시의 한정된 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기반시설은 도시계획에 의해 설치되므로 이를 “도시계획시설”이라 부르고, 또는 “도시계획시설계획”이라 한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가 서울시처럼 공원 용지로 지정하고서도 수십 년간 아무런 보상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 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학교, 공원, 도로 등 유형적인 것은 도시계획만으로 완료될 수 없고 추후 공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에 속해야 한다. 그 부지의 토지소유권도 역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해야 한다. 그 시설부지가 사인 소유의 토지이면 그 소유권을 수용하는 절차가 필요하게 되며, 이 경우는 실시계획에 연이어 토지보상법의 절차에 의해 토지소유권을 수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도시계획시설결정 후 재원이 마련되지 않으면 토지보상금이나 시설설치비를 조달하기 어렵게 되고, 이렇게 되면 도시계획시설결정 후 실시계획이 뒤따르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데, 이를 “도시계획시설의 미집행”이라 하고 오랜 기간 그 상태가 유지되면 “장기미집행”이라 한다.

그런데 A씨의 경우와 같이 자신의 땅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이후 장기적으로 집행되지 않을 경우 도시계획시설구역 내 토지소유자의 소유권이 오히려 개발제한구역보다 더 강하게 제한된다는 점에 있다. 당해 구역은 도시계획시설이 설치되면 곧 헐려야 하는 것들이라 판단되기 때문에 건축물을 신축하는 것이 금지되고, 이미 건축물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개축이나 새로운 개발 사업을 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러한 토지 소유 및 사용권의 제한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시설이 장기미집행되어 국가가 토지를 수용해 가지도 않을 경우 10년 넘게 신축이나 개축 등이 금지되고 또 토지의 가격도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해서 지방자치단체가 사유지에 공원·학교·도로 등 도시계획시설을 지정해 놓고, 보상 없이 장기간 방치할 경우 사유 재산권 침해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오게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1999. 10. 21. 선고 97헌바26 결정).

헌법재판소는 법률에 국민의 재산권과 도시계획사업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모두를 실현하기에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기간을 정해야 하는데, 어떠한 경우라도 토지의 사적 이용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10년 이상을 아무런 보상없이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공익실현의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헌법상의 재산권보장에 위배된다고 판시하였다.

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탄생한 제도가 “도시공원일몰제”다. “도시공원일몰제”란,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관리계획상 공원 용지로 지정돼 있지만, 장기간 공원 조성 사업에 착수하지 못한 부지를 공원 용도에서 자동적으로 풀리도록 한 제도다. 2000년 제정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은 20년간 원래 목적대로 개발되지 않는 도시계획시설을 2020년 7월 1일을 기해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A는 2020. 7. 1.부터 도시관리계획상 공원 용지 지정에서 자동적으로 풀리게 되어 사유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사유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A의 기대는, 2020. 7. 1.부터 한 달이 지나가는 현재까지도 만족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서울시는 미봉책으로서 우선적으로 보상하는 토지로 선정된 곳을 제외하고는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여 다시 개발을 제한시킨 것이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언젠가는 예산을 모두 확보하여 도시공원에 대한 보상을 반드시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은 도시공원일몰제 시행과 관련하여 전국에서 여의도 면적(2.9㎢)의 125배 규모(363㎢)의 도시공원부지가 공원에서 해제돼 개발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국유지 또는 공유지의 경우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 발의하여 해제되는 도시공원의 범위를 제한하려고도 하였고,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은 토지보상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보조, 지방자체단체 채권 상환기간의 연장, 재산세, 상속세 등 감액 등에 관한 법안을 발의하여 도시공원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2025년까지 추가로 약 164㎢의 도시공원이 해제될 예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토지소유주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사라지는 도시공원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세제 혜택 등 다각적인 제도적인 검토를 통하여 시급히 마련하여야 하는 상황임에도, 당장 도시공원의 해제를 막는 미봉책 외에는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장·단기적인 계획을 준비하여야 한다. 예산 확보를 충분히 하고 적절한 시기에 토지 보상 등의 수용절차를 진행하여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여 국민의 신뢰 뿐만 아니라 도시의 녹지까지 잃게 될 것이다.

말죽거리에 토지를 소유한 부자 A는 서울시 및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하여 자신의 땅에 대한 사유재산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오늘도 걱정이 많다.

이승은 토지수용 전문 변호사

이승은 변호사  |  k2621@econovill.com  |  승인 2020.07.22  13: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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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서울, #토지보상금, #수용,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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