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원유 재고 급증과 미중 갈등의 부각으로 국제 유가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날 1달러 이상 폭으로 상승했던 유가는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05%(0.02달러) 내린 41.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0.07%(0.03달러) 떨어진 44.29달러에 체결됐다.

미국 원유 재고의 예상 외 급증 소식이 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한 주동안 원유 재고가 490만 배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크게 상반되는 수치다. 앞서 미국 에너지 정보 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는 같은 기간 미국의 원유 재고가 19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는 수요 회복의 둔화를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필 플린 수석 연구원은 "(미국 원유 재고 증가는) 전체적인 수요 회복의 정체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외교 갈등이 고조되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전날인 21일 미 국무부는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고 중국에 통보했다.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로부터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에서다.

앞서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현지 일자리 강탈 등과 관련해 미국 주권 침해와 국민 위협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이 같은 행보에 대응해 중국은 후베이성 우한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갈등은 미국 대선 전까지 투자 시장의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유가의 낙폭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제약 업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6억회 분을 미리 확보하는 인도 계약을 19억5000만달러에 체결했다.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은 추가 실업수당을 월 400달러(약 50만원)로 줄여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