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알디는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알디(Aldi)는 최근 미국 내 매장 수가 2000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출처= Supermarket N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올해 문을 닫는 유통업체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독일 할인마트 체인 알디(Aldi)는 여전히 미국에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알디는 최근 미국 내 매장 수가 2000개를 돌파했으며, 올해 70개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 소유의 이 식료품점은 2022년 말까지 매장 수를 2500개까지 늘릴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매장 수 기준으로 월마트(5000개)와 크로거(2800개)에 이어 미국 3위의 슈퍼마켓 체인이 될 것이다.

알디는 70개 신규 매장이 어디에 들어설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올해 말 애리조나주 피닉스(Phoenix) 지역에 4개 매장이 새로 오픈함으로써 애리조나주가 알디의 미국 진출 37번째 주가 될 전망이다. 또 뉴욕, 텍사스, 캔자스, 캘리포니아 등에도 새 매장을 개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디는 또 앨라배마주 록슬리(Loxley)에 지역본부와 물류센터를 새로 개설해 앨라배마주, 플로리다주, 루이지애나주의 매장들을 커버할 계획이다.

알디는 자체의 저가 사업모델로 기존 슈퍼마켓보다 가격이 최대 50% 저렴하다고 자랑한다. 알디의 매장 크기는 평균 1만 2000 평방피트(330평) 정도로, 미국의 전형적인 슈퍼마켓 크기인 4만 평방피트(1100평)에 비해 훨씬 작다. 최근에는 농산물, 조리 식품, 육류, 유기농 식품 등 신선식품 비율을 40%까지 끌어 올렸다. 또 알디가 판매하는 제품의 90% 이상이 자체 브랜드(PB)다.

알디에는 특이한 점들이 많다. 쇼핑객들은 쇼핑 카트를 빌리는데 25센트를 내야 한다. 계산대에서 계산원들은 계산이 끝나면 쇼핑객들을 계산대에서 떨어진 별도의 장소로 이동해 식료품을 포장하도록 재촉한다.

▲ 알디는 자체의 저가 사업모델로 기존 슈퍼마켓보다 가격이 최대 50% 저렴하다고 자랑한다. 최근농산물, 조리 식품, 육류, 유기농 식품 등 신선식품 비율을 40%까지 끌어 올렸다.    출처= Pinterest

알디는 1976년 미국에서 첫 매장을 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50억 달러(6조원) 넘게 투자해 기존 매장을 리모델링하고 수 백개의 신규 매장을 개설했다.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또 다른 독일 식료품업체 리들(Lidl)과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들은 알디보다는 한참 더 늦은 2017년에 미국에 진출해 현재 1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알디는 코로나 이전부터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유독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니만 마커스(Nieman Marcus), JC 페니(JC Penney) 같은 소매업체들이 파산하고 메이시스(Macy’s)는 수 백개의 매장 문을 닫았으며, 이로 인해 수 천 명의 실직가 발생했다.

소매업계를 추적하는 코어사이트 리서치(Coresight Research)는 올해 초에 8000개 내지 1만 5000개의 매장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의 절반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벌써 2만 5천 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이나 그로서리 아울렛(Grocery Outlet) 같은 할인점들은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

실업률이 11%를 넘으며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식료품과 필수품목에서 저렴한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게다가 음식 가격은 오르고 있다.

코어사이트리서치는 6월 연구노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로 인한 경제적 충격으로 값 싼 식료품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알디와 리들, 그로서리 아울렛 같은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소매점의 매출 성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알디는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실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 대유행과 경기 침체가 알디에게 오히려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한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 인콘텍스트 솔류션(Incontext Solutions)의 다이애나 쉬한 부사장은 "알디는 현재 미국 소매 시장에서 성장하기에 가장 좋은 포지셔닝을 갖고 있는 업체”라고 지적했다.

"알디는 불황 시기에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가격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알디는 또 영업 효율성이 가장 높은 소매업체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