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의 발견> 임두원 지음, 부키 펴냄.

튀김은 왜 맛있는 걸까? 인류는 언제부터 튀겨 먹기 시작했을까?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튀김을 한 입 베어 문 입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이자 20년 전통 돈카츠 전문점의 사위인 저자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식재료를 기름에 튀기면 단백질이 풍부해지고 풍미도 좋아진다. 무엇보다 지방의 함량이 증가한다. 지방은 비교적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영양분으로 적은 양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한다. 지방은 우리 몸속에서 장기간 안정적인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몸 안에 저장해두면 생존에 유리한 것이다. 우리의 조상이었던 원시 인류는 지방을 탐한 덕분에 살아남고 번성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의 DNA에는 지방을 선호하는 원초적 본능이 새겨져 있다.

튀김을 한 입 베어 물면 원재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고 다채로운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이런 풍미는 고온의 기름에 식재료를 튀길 때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이다. 마이야르 반응으로 인해 생성되는 맛과 향 성분은 무려 1000여 종에 달하고, 캐러멜화 반응은 튀김이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거나 특유의 달콤함과 고소함을 가지도록 도와준다.

산화된 기름은 건강을 해치고 요리의 맛과 질을 떨어뜨린다. 산화된 음식을 먹으면 노화가 촉진되고 암처럼 치명적인 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튀기는 조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크릴아미드(Acrylamide)라는 물질도 유의해야 한다. 이 물질은 100℃보다 높은 고온에서 음식을 조리할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데 인체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튀김 조리는 170℃ 전후의 고온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크릴아미드 물질이 생성되기 좋은 조건이다. 그러므로 튀김 조리 시간을 단축하면 이 물질의 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재료를 익힌 후 튀기는 방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