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SK텔레콤이 자사 5G MEC 기술을 AR(증강현실) 문화재 관람 서비스에 최초 도입했다. SK텔레콤은 연간 관람객이 178만명에 달하는 창덕궁에 관람을 돕는 앱 ‘창덕 아리랑(Arirang)’을 출시했다.

창덕 아리랑은 스마트폰의 AR 서비스를 통해 창덕궁 구석구석을 가이드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약자 등이 쾌적하게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동선이 다른 별도 모드를 지원해 문화재 관람 장벽을 낮추는데 의의를 두었다. 더불어 일반 관람객에게도 AR을 통한 새로운 궁(宮) 관람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27일 종로구 창덕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화재 관람 전용 앱 ‘창덕 아리랑(Arirang)’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궁궐 관람의 다양성을 위해 ICT 강국의 힘을 세계 최초로 발휘하게 된 점에 의미를 둔다”면서 “노약자와 장애인이 장벽 없이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 창덕 아리랑으로 창덕궁을 관람하고 있다. 출처=전현수 기자

‘해치’가 가이드하는 창덕궁…스마트폰으로 조선시대 감상

AR 기술은 현실 세계 위에 추가된 가상 현실을 제공한다. 카메라 렌즈로 풍경을 비추면 화면에 가상으로 구현된 이미지가 떠오르는 식이다.

창덕 아리랑은 이러한 AR 기술을 활용, 스마트폰에 비춰지는 창덕궁에 전설 속 동물 해치, 조선 시대 왕과 왕비, 세자, 신하 등의 모습을 구현해 색다른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창덕 아리랑의 가이드는 해치다. 앱을 켜고 창덕궁 내부를 비추면 해치가 등장해 이용자를 명소로 안내한다. 이용자는 별도의 지리 정보 없이도 해치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면 창덕궁의 명소를 역사적 설명과 함께 꼼꼼하게 관람할 수 있다.

단순히 가이드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의 위치에 따라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도 달라진다. 왕과 왕비의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왕이 신하와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도 연출된다. 궁중무용이 펼쳐지는 현장도 제공한다. 그외 세자와 활쏘기 시합을 벌이거나 연에 소원을 적어 하늘로 날리는 등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됐다. 창덕 아리랑은 휠체어를 타고 관람할 수 있는 엑세서블 모드를 별도로 제공한다.

창덕 아리랑은 5G 전용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5G폰이 없는 관광객을 위해 대여할 수 있도록 단말이 비치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창덕 아리랑에 이어 ‘창덕 아리랑(Arirang) 엣 홈’을 8월 출시할 예정이다. 창덕 아리랑 엣 홈은 창덕궁을 언제 어디서든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하형일 코퍼레잇2 센터장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5G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면서 “창덕 아리랑은 계단, 턱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휠체어 이용자, 역사가 어려운 어린아이들 등을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 창덕 아리랑으로 창덕궁을 관람하고 있다. 출처=SK텔레콤

5G MEC 기술력 뽐낸 SK텔레콤

SK텔레콤은 창덕 아리랑 개발을 위해 구글코리아, 문화재청과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은 초고속 저지연 환경 5G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했고 구글코리아는 AR 기술을 맡았다. 때문에 창덕 아리랑을 이용하기 위해선 구글 플레이 AR 서비스를 설치해야한다. 문화재청도 앱 개발에 함께 했다.

창덕 아리랑은 직접적인 수익 모델이 있는 앱은 아니다. 그렇지만 SK텔레콤은 창덕 아리랑을 통해 사회공헌 발생 효과와 더불어 자사 5G MEC(모바일에지컴퓨팅) 역량을 펼칠 수 있게 됐다. 5G MEC 기술은 네트워크 전송시간이나 대역폭을 크게 향상시킨다. 본래 데이터를 가져오는데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지만, 5G MEC 기술을 이용하면 더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가져올 수 있다. 5G 서비스의 핵심인 지연을 줄이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창덕 아리랑에 자사의 5G MEC 기술을 첫 번째로 적용, 상용화했다. 회사는 이번 기술 적용 사례를 기반으로 향후 5G MEC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병원, 금융, 공공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협업 및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