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출처=하나생명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지난 3월 하나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인석 사장이 우수한 첫 성적표를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하나생명은 최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 중 가장 큰 실적개선을 기록했다.

하나생명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 부분에서 배당수익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지만, 악화일로인 업황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업계 하위군에 속하는데도 실적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반기 보장성보험 위주인 포트폴리오로 변액보험을 강화하는 동시에, 언택트 시장 속 디지털 역량을 박차를 가해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다.

27일 금융지주 경영 실적자료에 따르면 하나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105억원) 보다 81.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 실적 중 가장 큰 개선 폭이다. 신한금융지주 보험계열사인 신한생명의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올랐으며, 오렌지라이프는 6.6% 떨어졌다. KB금융지주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생명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4%, 28.5% 감소했다.

하나생명의 이번 실적개선은 일회성 요인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 수익증권 환매 등 대체투자에 대한 특별배당수익이 올 상반기 순익에 반영됐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하더라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업황을 감안하면 하나생명의 상반기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1분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2분기 실적만 놓고보면 순익이 그렇게까지 높은 편은 아니다"며 "하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요즘 같은 업황에서 중소형 보험사가 이정도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저금리·저출산·저성장 등 업황 악화 속 가시밭 길을 걷고 있는 생명보험사들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에 신음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1분기 생보사 순익은 전년 동기 보다 38.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나생명의 순익은 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4% 급증했다.

체질개선 순항

하나생명은 하반기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체질개선을 하며 주력채널인 방카슈랑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회계기준을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규모를 늘리기 쉽지 않은 보험업계는 비교적 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 변액보험으로 판매력을 강화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눠 주는 상품이다.

하나생명의 지난 24일 기준 변액보험 펀드 총 자산은 9094억원으로 전년 동일 8385억원 대비 7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하나생명은 국내 생보사 3곳만 취급하고 있는 ELS변액보험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한 주가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ELS변액보험의 손실확정구간을 세분화해 낮춰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하나생명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인석 대표는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 "보장성보험 강화를 통한 체질개선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속하는 한편 그룹사 콜라보를 통한 시너지 확대와 시장수요에 맞는 특화 상품을 개발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나생명은 지난 4월 방카슈랑스 보험 청약 업무 지원을 위한 '모바일 신계약 서류보완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모바일 신계약 서류보완 프로세스'는 고객이 카카오 인증 등을 거쳐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직접 서류 보완을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 보맵과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양 사는 디지털 전용 보험상품과 보맵의 제휴 사업자를 위한 플랫폼 전용 보험상품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주력채널인 방카슈랑스에서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 비중은 80%에 달할 정도로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졌다"며 "제3보험 같은 경우 하나은행 방카채널을 통해 하나손해보험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관점으로 디지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모바일을 활용한 역량은 오히려 보험사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