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유가증권시장(KOSPI)이 7년래 외국인 최대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28일 코스피에서 1조3000억원치 쓸어 담았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달러인덱스 상승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됐다. 코스피는 하락장 속에서 개인 중심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폭락을 막는 버팀목이 됐다.

달러인덱스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지난 27일까지 매도, 매수가 혼재됐지만, 28일 1조306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9월(1조4308억원) 이후 약 7년래 최대 규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8일 전일 대비 39.13(+1.76%) 상승한 2256.99에 장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1조2700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이 1조3060억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반도체, 항공사, 전기제품, IT,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상승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현대차를 제외한 모두 상승장을 탔다.

▲ 코스피 외국인 매도·매수액, 28일 순매수 톱5 종목(단위=억원). 출처=한국거래소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삼성 SDI, LG화학, 포스코 등 수익성과 재무상태가 건전한 블루칩을 중심으로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28일 하루에만 918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000원(+5.40%) 오른 5만8600원에 장마감했다.

블루칩의 3분기 낙관적인 실적 전망 역시 외국인 매수세를 결집시킨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인텔 7나노 공정에서 파운드리 확대에 따른 외주 비중 확대 가능성과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 증가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

키움증권 김동원, 황고운 연구원은 "하반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상반기 대비 19% 증가한 17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라며 "하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속적인 달러인덱스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유지하는 점은 유동성이 넘치는 외국인 자금의 흐름을 코스피로 향하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에서 빠르게 벗어난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됐고, 유로화 강세로 인해 유럽 증시의 매력성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외국인은 신흥국 시장 가운데 코로나19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코스피가 추가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코스피에 유입된 외국인은 저달러 영향이 컸다. 여기에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높인데 이어, 5차 경기부양책까지 예고되고 있어 당분간 저금리, 저달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각지에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험 결과가 잇따르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도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