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 명가, ‘카나브’ 효과 확인

고혈압에서 항암제까지 품목 확대

보령바이젠셀, 면역항암제 개발 순항

▲ 보령제약이 코로나19에도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출처=보령제약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보령제약(003850)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장기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 치료제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장약 라니티딘 사태 이후 ‘스토가’ 판매 성장도 매출 확대에 영향을 줬다. 보령제약은 고혈압 신약 ‘카나브’에서 항암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보령바이젠셀을 통해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령제약, 2분기 호실적 기록

보령제약은 올해 2분기 잠정 매출 13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7% 성장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97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4.9% 감소한 수치다. 보령제약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시장추정치 대비 1.6%, 24.5% 웃돌았다. 만성질환 치료제가 꾸준히 팔린 것이 실적 방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만성질환 치료제 중심의 카나브 패밀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성장한 205억원을 달성했다. 카나브 단일제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7% 늘어났지만 복합제 ‘듀카브’와 ‘투베로’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 41.2% 성장하면서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 3제 복합제 ‘듀카로’ 출시 효과도 톡톡히 봤다.

▲ 보령제약 올해 2분기 실적표. 출처=DART

국내 최초 주 1회 주사제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트루니시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90억원을 기록했다. 위장약 라니티딘 판매중지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스토가(성분명 라푸티딘)’가 판매에 속도를 붙이면서 보령제약의 전문의약품(ETC) 성장을 이끌었다. 신영증권 이명선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이어 전체 의약품 매출이 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신규 카나브 패밀리, ‘아카브(고혈압ㆍ고지혈증 2제 복합제)’ 출시와 백신 등으로 하반기 추가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명선 애널리스트는 “2분기부터 코로나19 이전으로 판매활동이 점차 회복됨에 따라 판매관리비 증가로 하반기 영업이익 성장은 상반기만큼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9.2% 성장한 572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5.3% 늘어난 411억원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항암제 사업부, 본부로 승격…고혈압에서 항암까지 사업 확대

의약품 시장조사 기업 IMS데이터에 따르면 보령제약의 지난해 항암제 매출은 1100억원이다. 이 중에서 도입 상품 매출은 715억원이다. 대표적인 항암제는 ‘젬자’, ‘제넥솔’, ‘젤로다’, ‘메게이드’ 등이 있다. 이는 지난해 3년 평균 12.8% 성장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항암제 특성상 특허 만료 이후에도 오리지널 처방을 선호하므로 오리지널 제품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이런 이유로 보령제약은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고성장이 가능한 젬자의 판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지난 5월 ETC 산하에 있던 항암(ONCO)사업본부를 항암부문으로 승격시켜 항암분야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구축, 마케팅 영업 역량을 강화했다. 지난해 4월 준공한 예산 신공장 항암제 생산라인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산 신공장 항암제 생산라인을 활용하면 원가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은 자체적으로 표적항암제 ‘BR2002’를 개발 중이다. 이는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과 지난해 11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 완료는 2024년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임상에는 노스웨스트메디컬스페셜티, 앨라바마대 소속 연구자들이 임상 참여를 확정했다.

▲ 보령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보령제약

보령제약은 또 관계사 바이젠셀을 통해 면역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다.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VT-EBV-201’은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바이젠셀은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에 따라 해당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2상을 종료한 후 신속허가신청을 제출할 방침이다.

바이젠셀은 또 VT-EBV-201에 이은 차기 파이프라인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VT-Tri-A’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젠셀은 VT-Tri-A와 관련해 올해 안에 식약처로부터 IND를 승인받고 임상에 진입할 방침을 세웠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지난해 4월 준공한 예산캠퍼스에 구축한 글로벌 수준의 항암제 생산시설을 올해 안으로 가동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자동화 시스템과 생산시설을 통해 제조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세계적 수준의 품질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