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미·중 갈등 격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증가, 미국 경기 부양 조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위험 회피 수단으로 가치가 높지만, 최근 변동성 장세에서는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심리가 높게 나타나며 안전자산 투자도 시장 변동성에 따른 정교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ICE(뉴욕증권거래소) 기준 달러 인덱스(U.S. Dollar Index) 변화 추이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인덱스는 93.61을 기록하여, 연중 최고치인 지난 3월 19일의 103.60 대비 9.99(9.64%) 하락했고, 100기준 대비해서는 6.39(6.39%) 만큼 달러 가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지난 3월 초 달러 인덱스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 수준을 전격적으로 제로(0)금리까지 낮춤에 따라 일시적 혼란기를 맞아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 3월 19일 10년래 최고 수준인 103.60을 기록하며 급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경제 규모가 크거나 통화가치가 안정적인 6개국 통화를 기준으로 산정한 미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으로 특정 시점의 달러화의 가치 기준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한다.

지수를 구성하는 기초자료인 각 통화의 비중은 그 국가의 경제 규모에 따라 결정되며 지난 1973년 3월을 기준점 100으로 하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에서 작성 발표한다.

이처럼 달러 인덱스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으로 상승하면 미 달러화의 가치가 오른다는 뜻이고 달러 인덱스가 100 이하로 하락하면 달러화의 가치가 그만큼 하락한다는 뜻이다.

또한 달러 인덱스는 원화, 주식시장, 국제 원자재시장을 전망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달러 인덱스가 오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주식시장과 함께 상품시장 등은 대체로 약세를 띠게 된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의 금 선물 가격은 27일 종가 기준 온스당 1931.00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온스당 33.70달러(+1.77%)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했다.

국내 한국거래소(KRX)에서의 금 현물 가격도 27일 종가 기준 1 g당 74,611.20원으로 전일 대비 1 g당 279.06원(+0.38%) 상승하며 10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증권시장에서는 국내·외 금 가격의 상승에 따라 금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급등 현상을 나타냈다. 반면 달러화에 투자한 달러 선물 ETF의 수익률은 매우 저조하여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미 달러화와 금은 안전자산으로 주로 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며 서로 대체재의 성격이 강하여 역의 상관관계를 유지하며 움직인다. 즉 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일 때는 금 값이 하락하고, 금 값이 상승할 때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경기 침체를 회복하기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의한 화폐 가치 급락 우려가 커졌다” 면서 “반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안전자산인 금에 대해 투자자들의 수요는 증가해 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 펀드 3개월 평균 15.65%, 달러 선물ETF 3개월 평균 -1.76%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8일 현재 금 펀드 상위 TOP10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15.65%를 기록했다.

개별 상품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금펀드 TOP10 중 최근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삼성KODEX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은-파생형)H 펀드로 46.11%를 기록했다. 다음은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UH)A가 21.72%로 2위에 올랐다. 이어서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합성)펀드가 16.72%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현재 달러 선물 ETF 상위 TOP10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1.76%를 기록하여 금 펀드의 실적과 매우 큰 수익률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달러 선물ETF 상위 TOP10 중 최근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로 4.6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가 4.35%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어서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가 4.17%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금 관련 펀드와 달러 선물ETF 간 3개월 수익률 격차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달러 선물 ETF상품은 인버스ETF와 레버리지 ETF가 있어서 달러화의 미래 가치 하락에 투자한 인버스 ETF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레버리지 ETF는 달러화의 상승에 베팅했기 향후 달러화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시장 환경으로 인해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인덱스가 하락한 주된 이유는 미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강력한 유동성 완화정책을 실시, 달러화 증가에 의한 달러 가치 하락을 꼽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러 가지 지표가 개선되고 특히 유로 존의 PMI 지표 반등과 EU회원국 간 경제회복기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로화의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 국가에서 경기 진작을 위한 재정·금융정책을 펼쳐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작용했다"며 "국제 금 가격과 엔화 가치도 상승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해 달러화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달러화 보다는 유로화, 엔화, 스위스 프랑 등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달러 인덱스가 하락했다“며 "코로나19에 의해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각국에서 무제한 유동성을 풀고 있어 달러화 약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