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29일 요기요플러스에서 활동하는 배달원 수수료를 최대 8000원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배달 플랫폼이 다수 등장하는 가운데 배달원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플랫폼의 최근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특히 배달앱 등 전체 온디맨드 플랫폼의 수요공급 측면에서 집중해야 할 포인트가 선명합니다.

전제해야할 점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 도대체 배달앱 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등 3개 회사로 장기간 유지됐으나 최근 판이 바뀌고 있습니다. 우버의 우버이츠가 깜짝 등판을 했으나 이내 철수한 가운데 지금은 쿠팡이츠의 쿠팡을 비롯해 위메프(성격은 다소 다르지만)는 물론, 배달앱 2.0을 내세운 허니비즈와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요. 

여기에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공배달앱들이 NHN, 허니비즈 등의 손을 잡고 컨소시엄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상황입니다.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가 합병을 앞두고 있는 등, 플레이어들의 진영구축이 상당히 역동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배달원을 중심으로 이슈를 살펴보면, 플랫폼 노동자 논란을 비켜갈 수 없습니다. 온디맨드 플랫폼의 긱 이코노미 전략이 조금씩 전개되는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 중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배달원들의 처우와 관련된 이슈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장 자체가 지속적으로 변하며 크게 출렁이는 가운데, 배달원 처우에 대한 의미있는 변화가 눈길을 끕니다.

시작은 쿠팡이츠의 쿠팡입니다. 최근 공격적으로 영토확장에 나서는 한편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배달원들에 돌아가는 혜택을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막대한 투자를 유치한 체력을 바탕으로 점주는 물론 배달원에게도 통 큰 혜택을 쏘며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배달원에 대해서는 지급하는 배달비를 최대 2만원까지 잡는 파격적인 조취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요기요플러스도 최대배달비를 8000원으로 잡는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강남 및 서초 일부 지역에 한정되며, 맛집 배달 서비스인 요기요플러스 배달원들만 해당됩니다. 입점된 각 매장이 계약한 배달대행사 배달원들과는 관련이 없으며 지급되는 배달비가 올라가도 요기요플러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부담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업계에서는 흐뭇한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쿠팡이츠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배달원들을 흡수하는 상황에서 요기요가 요기요플러스 소속 배달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지역이지만 최대 지급비용을 8000원으로 올렸다는 것은, 결국 배달원을 빼앗길 수 없다는 의지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부분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이, 요기요플러스의 경우 예전부터 지역에 따라 상시 프로모션을 가동하며 배달원들에게 혜택을 추가 제공하는 일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가운데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자 배달하기 어려운 날씨에 프로모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최근 배달원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프로모션을 하는 플랫폼들이 많아지자 요기요도 8000원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요기요가 배달비 지급에 대한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고 100% 온전히 받아낸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배달원과 고객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는 상황입니다. 나아가 상시 프로모션이 항상 지역별로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호들갑을 떨 이슈도 아닙니다. 다만 배달비 이슈가 워낙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쿠팡이츠가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자 요기요가 이에 대응하는 '그림'이 그려지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 같습니다.

▲ 출처=요기요

중요한 점
각 플랫폼 사업자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움직이며, 특히 배달원 잡기 경쟁에 나서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에 따른 부담이 고객에 전가된다면 이는 일반 배달 주문 수수료 이상의 파급력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그런 일은 당장 벌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해봐도, 배달의민족 수수료 논란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그 어떤 간 큰 플랫폼 사업자가 배달원의 혜택을 위해 고객의 부담을 키우는 모험에 나서겠습니까. 장기적으로는 모르지만,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최근 벌어지는 상황들을 보면 재미있는 점이 보입니다.

현재 배달앱을 포함한 많은 온디맨드 플랫폼들이 등장하거나 성장하며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최근 배달원 프로모션 등 배달앱 시장에서 보여지는 흥미로운 장면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런 도식을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디맨드 플랫폼 업계가 커지고 시장이 활성화된다 - 플랫폼 노동자의 숫자는 한정적이다 - 플랫폼 업체들이 플랫폼 노동자를 영입하기 위해 막대한 혜택을 지원한다 -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이 보호된다'는 도식입니다.

지금 배달앱 시장에서 벌어지는 실제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식이 활발해지면 다소 조심스럽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온디맨드 플랫폼의 노동 경직성과 플랫폼 노동자 처우개선에 대한 문제도 해소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카드는 플랫폼 업체의 등장과 시장의 확대였던 것입니다.

배달앱을 포함한 전체 온디맨드 플랫폼 시장을 고민하는 이들이 이번 배달원 프로모션 상황을 유의미하게 관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배달앱 시장의 경우 그 경계가 푸드테크 전반으로 넓어지며 모분수가 커지는 한편 다양한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플랫폼 노동자의 숫자가 부족해지고 혜택은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을 키우면 구성원들은 행복해진다. 온디맨드 플랫폼도 예외는 아닌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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