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가 바이오엔테크와 협력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 정부가 ‘초고속 작전’ 등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 5곳 중에 2곳이 임상 3상에 착수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미국 바이오테크 모더나는 올해 안에 백신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3곳은 올해 임상을 마치고 2021년 초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는 임상 3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차 임상시험은 신약 판매 전 이뤄지는 마지막 인체 대상 검증 단계다. 이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력에 대한 유의미한 통계를 얻기 위해 실시한다. 임상 3상 후에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받고 품목허가를 획득해야 한다.

두 기업의 임상에는 약 3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스위스계 글로벌 의약품위탁생산(CMO) 기업 론자와 손잡은 모더나는 미국 내 89개 지역에서 개발 중인 백신 ‘mRNA-1273’ 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협력 중인 화이자는 미국 내 39개 지역을 포함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독일에서 약 120곳을 골라 백신 ‘BNT162’ 시험에 나선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모더나의 경우 오는 10~11월에 시험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백신이 적어도 코로나19 감염률을 60% 낮출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가을까지 시험을 끝내고 10월에 관계 당국에 긴급 사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 4월에 초고속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화이자와 모더나 등 5개 제약사를 선정해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연구 중인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8월에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며 존슨앤드존슨은 9월에 임상 3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노바백스도 10월 초 임상 3상을 시행할 예정이다.

WSJ는 비록 백신 개발이 완료 되더라도 미국인들이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백신 생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모더나는 사용 허가만 나온다면 연간 5000만회 접종분의 물량을 생산한다고 예상했다. 2021년이면 연 1억회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있는 일본 후지필름의 CMO 자회사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를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 보건복지부와 후지필름 다이오신스가 2억6500만달러(3173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세스 버클리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백신이 완성된다면 가격을 개당 최대 40달러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GAVI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해 결성된 다국적 협의체인 코벡스(COVEX)를 주도하고 있다. 버클리 CEO는 백신 대부분이 아직 개발 중인만큼 구체적인 가격은 알 수 없지만 국가별 소득수준에 따라 배포 가격이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