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처음부터 외부로 알려지지 말자 하는 생각으로 창업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괜히 여기저기 알려지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가능한 조용하게 사업만 제대로 하자, 언론에 노출되지 말자 하고 있습니다. 언론 통한 홍보 꼭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어떤 것도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없을 겁니다. 자사 상황에 따라 경영진이 잘 판단해 결정하고, 일관성을 가지고 운영해 나가는 것뿐이지요. 언론을 통한 전통적 홍보 활동을 자제한다는 생각과 그 이유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공감합니다. 사업 성격이나 회사 상황에 따라 굳이 언론 홍보를 통하지 않아도 이상 없다고 경영진이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해나가셔도 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언론홍보라는 것이 이제는 너무 일반화되어 있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기자나 언론에서 관심 가질 공적 가치나 중대성이 없는 소규모 기업에서도 여러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에게 경쟁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까지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펀더멘털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은 회사가 언론에 과도 노출되거나, 과장된 내용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그런 일반화 현상은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작은 기업이나 개인도 위기가 발생하면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만들어 게시하거나 언론에 배포합니다. 위기의 중심에 있는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체가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이런 시도들이 온라인 뉴스를 통해 기사화되어 다시 회자되곤 합니다.

말 그대로 누구나 언론 홍보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사의 가치를 따지기 전에 기사화 시도는 이미 극대화되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가치 없는 홍보성 기사를 그대로 실어주는 온라인 매체들도 이미 수없이 존재합니다. 이런 혼란한 환경 속에서 모든 기업이 꼭 언론 홍보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아주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태어난 주체는 아닙니다. 사업을 해나가면서 그에 대한 우호적 사회 환경을 조성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언론홍보를 진행하는 것뿐입니다. 홍보 전담부서를 운영하면서 언론홍보에 열의를 보이는 기업도 있습니다. 물론 전담부서 없이 홍보를 진행하는 기업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도 나름대로 그렇게 홍보를 진행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전략에 대한 선택일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기업이 꼭 언론홍보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홍보를 진행하는 부서나 방식에 있어서도 꼭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하나의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자사의 상황과 전략에 맞는 적절한 선택만이 의미 있을 뿐입니다.

단, 문제라고 하면 사업적 상황과 전략에 따른다며 그 때 그 때 자주 바뀌는 회사내 언론 홍보 정책일 것입니다. 홍보팀을 운영했다 없애고, 없앴다가 다시 만들어 운영하고. 일정기간 적극 홍보하다가, 어느 날 이후 사라져 버리는 형식의 언론 홍보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언론홍보를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 시작했으면 최대한 일관되게 운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