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 본사 전경. 사진=권유승 기자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카드가 올해 말 '쏘카' 전용 신용카드 출시를 예고해 관심이 쏠린다.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현대카드가 쏘카 전용 카드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당장의 수익성보다도 소비 데이터 확보에 주력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공유경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는 쏘카 데이터를 통한 전국 전역의 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또 다른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 전망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빅테크 출현 등 수익성에 위협을 받고 있는 카드사들의 데이터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카드가 지난 22일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와 PLCC 출시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쏘카 PLCC는 쏘카 이용에 따른 적립혜택은 물론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분야에서의 특별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카드는 양사의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PLCC는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 자체 브랜드를 사용하는 신용카드로 카드업계 PB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PLCC는 제휴기업과 상품 비용‧수익을 공유해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덜하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혜택 좋은 카드를 이용할 수 있어 윈윈(Win-Win) 상품이라는 평가다. PLCC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던 현대카드는 이베이코리아, 대한항공 등에 이어 최근 스타벅스, 쏘카까지 파트너십을 맺으며 전용 카드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선 하반기 쏘카 전용 PLCC 출시와 관련해 현대카드가 수익을 거의 갖지 않는 형태로 조율 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대카드가 상품 출시로 인한 당장의 수익성보다도 쏘카 이용자 동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가령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소비데이터는 집주소 등에 한정된 '점 데이터', 이용자 동선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카카오택시'의 경우 '선 데이터'로 볼 수 있다. 카카오택시의 선 데이터는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에 한정된 반면, 쏘카는 전국 전역에서 고객들의 이동 동선(선 데이터)을 알 수 있는 장점을 품고 있다. 현대카드는 쏘카 고객들의 이동 동선을 통해 맛집 등 주요 방문지의 자유로운 선 데이터를 얻어 새로운 맞춤형 상품 개발에 활용 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는 수익과 비용을 제휴사와 함께 분담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즉, 상품설계 단계부터 출시, 마케팅까지 양사와 협업을 통한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PLCC의 목적"이라며 "특히 파트너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 등의 활용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 현대카드가 22일 여의도 본사에서 쏘카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이 쏘카 관계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현대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등 갈수록 악화되는 업황 속 카드사들의 데이터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신용카드업계의 진출을 예고하며 카드사들의 밥그릇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방대한 소비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작게는 고객맞춤형 상품 개발부터 크게는 빅데이터 회사로의 변신까지 카드사들의 비즈니스 확장이 예고되고 있다. 내달 시행 될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으로 카드사들의 데이터 활용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내달부터 △빅데이터 활용 컨설팅 서비스 사업 △마이데이터 산업 △개인사업자CB 업무 등을 법적 근거 하에 수행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한 신사업 확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결제시장의 주도권이 신용카드에서 다양한 페이, QR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카드 비즈니스 구조 자체가 무한 경쟁에 노출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력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에 카드사들은 결국 기존 수익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다른 업권보다 경쟁력이 큰 소비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