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SK텔레콤이 5G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MEC(모바일엣지컴퓨팅) 범용성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통사는 5G MEC 기술의 표준을 재정하고 B2B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연합을 형성하는 한편 관련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재 국내 이통사의 5G MEC 기술 적용은 조금씩 상용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지만, 업계의 기대는 큰 편이다.

5G MEC는 이용자의 5G 데이터를 가까운 거리에서 처리해 빠른 데이터 처리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본래 사용자 있는 위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부터 데이터를 받기 위해 5단계를 거쳐야했다면, MEC를 활용해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를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지연 없는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하는 실감형 콘텐츠(AR·VR 등),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등에서의 활용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은 지난 27일 국내 통신사 최초로 5G MEC 기술을 적용한 상용 앱 ‘창덕 아리랑’를 출시했다. 창덕 아리랑은 문화유산 창덕궁을 더 폭 넓은 이용자에게 실감나게 가이드 해주는 AR(증강현실) 가이드 앱이다. SK텔레콤은 AR 기술력을 갖춘 구글코리아와 손잡고 문화재청과 함께 서비스를 만들었다. 창덕 아리랑엔 SK텔레콤의 5G MEC 기술이 적용됐다. 실감형 콘텐츠에 자사 MEC 기술을 선보인 셈이다. 이로써 이통 3사 중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상용화된 MEC 기술을 선보이게 됐다. 

SK텔레콤은 5G MEC 기술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1일 글로벌 IT 기업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와 협력해 5G MEC 수출에 나서기로 했다. SK텔레콤은 MEC 소프트웨어를, HPE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담당한다. 이들 MEC 컨소시엄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통신사들과 MEC 패키지 공급 계약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추후에는 북미·유럽 소재 수출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 SK텔레콤이 HPE APAC 및 한국 HPE와 21일 서울 을지로 SKT본사에서 ‘MEC컨소시엄’ 구성에 관한 협력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글로벌 MEC 연합을 결성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글로벌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EE, KDDI, 오렌지, 텔레포니카, 텔레콤 이탈리아, 차이나 유니콤, 싱텔, NTT 도코모 등과 5G MEC 상용화를 목표로 ‘텔레콤 에지 클라우드 TF’를 발족했다.

글로벌 연합을 결성하는 이유는 MEC 기술의 범용성 확보를 위해서다. 통신사 간 기술 및 서비스 연동이 불가능한 경우, 서비스 개발자는 같은 서비스라도 각 통신사의 5G MEC 시스템에 맞춰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창덕 아리랑은 SK텔레콤 사용자의 경우 5G MEC 기술이 적용된 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타 통신사가 창덕 아리랑을 사용할 경우 일반 5G 네트워크에서 작동된다.

KT도 앞서 글로벌 연합을 결성한 바 있다. KT는 ‘5G 퓨처 포럼’ 협의체를 지난 1월 구성, 기술 개발에 돌입하고 있다. 5G퓨처포럼에는 KT를 비롯해 미국 버라이즌, 영국 보다폰, 호주 텔스트라, 캐나다 로저스, 멕시코 아메리카 모빌이 구성원으로 있다. 세계 대륙별 대표 통신사와 협업하고 있는 모양새다. 5G 퓨처포럼은 가이드 라인과 함께 공동 기술 규격을 개발해 사업자나 통신사가 달라져도 5G MEC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KT 등 5G 퓨처포럼이 개발한 규격과 가이드라인은 법률 검토가 완료되는 다음달 중 전 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또한 5G 퓨처포럼에 참여 가능한 신규 구성원 기준을 공개하고 글로벌 5G MEC 생태계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KT의 경우 아직 5G MEC 기술을 적용한 상용화 사례는 없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5G MEC 연합을 구축하고 있지는 않는 상황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MEC 기술 시연에 성공하는 한편 국내 스마트 항만 물류 자동화 사업 등 B2B 영역에서 MEC 기반의 관제 시스템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MEC 상용화 사례는 아직 없으며 현재로서 서비스 발전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