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신약 ‘레이저티닙’ 하반기 조건부 허가 신청 예정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 글로벌 임상 2상서 고무적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 일본서 연말 허가 기대

▲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유한양행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유한양행(000100)과 한미약품(128940), GC녹십자(006280)가 기술이전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이 순항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기술이전은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유한양행이 바이오테크에서 발굴해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이전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은’ 올해 하반기에 조건부 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은 글로벌 임상 2상 코호트2 연구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는 일본에서 올해 말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임상 순항…기술료 수익 확보

유한양행에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을 수입한 글로벌 제약사 얀센은 최근 레이저티닙의 병용요법 글로벌 임상 3상을 시작했다. 병용요법은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이나 치료법을 활용하는 방법을 뜻한다. 유한양행은 앞서 오스코텍으로부터 레이저티닙을 기술이전 받은 후 개발을 진행, 개발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계약금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기술이전한 레이저티닙 개발 단계에 따라 기술료 등 추가 계약금이 유입되면서 유한양행은 코로나19에도 실적 확대가 가능했다. 유한양행은 2분기 영업이익이 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93.2%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086억원으로 14.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41억원으로 407.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0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한데는 레이저티닙 등의 기술료 유입이 영향을 줬다. 유한양행은 지난 4월 얀센으로부터 레이저티닙의 개발 진행에 따른 기술료 3500만달러(약 432억원)를 수령했다. 이 중에서 약 70%인 300억원이 2분기에 반영됐다.

해당 기술료는 얀센이 레이저티닙의 임상 개발을 본격화한데 따른 첫번째 마일스톤이다. 얀센은 레이저티닙과 항암제 ‘JNJ-61186372’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한다. 2분기 유한양행의 기술료 수익만 총 441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79.6% 증가한 규모다.

레이저티닙은 하반기 3상 진입도 예상된다. 이에 따른 추가 기술료 유입도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레이저티닙의 국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정준영 애널리스트는 “레이저티닙은 단독 1차 치료제로 한국 및 17개국 이머징 마켓에 진출, 2차 치료제로는 한국에서 발매 예정”이라면서 “JNJ-6372와 레이저티닙 병용은 1차 치료제로 임상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후보물질도 3분기 임상 1상 진입이 전망된다.

한미약품 ‘포지오티닙’ 임상 순항…R&D 투자 지속

한미약품은 별도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21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188억원을 나타냈다. R&D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9% 늘린 483억원(매출 대비 19.8%)을 투자했다.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도 글로벌 2상 코호트2 연구결과에서 우수한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코호트2 연구 대상은 1회 이상의 사전 치료(화학요법 및 면역요법 등)에 실패했으며, 환자의 67%(60명)는 2회 또는 그 이상의 사전 치료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환자다.

연구결과 ORR(객관적 반응율)은 27.8%(95% 신뢰 구간 18.9%-38.2%)로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사전에 정의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사전에 정해놓은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 치료 전력이 있는 환자들의 객관적 반응률(ORR) 최소값은 17%로 설정됐다. 실제 ORR 최소값은 18.9%로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다. mDOR(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5.1개월, 추적관찰기간은 8.3개월이며 DCR(질병조절율)은 70%, mPFS(무진행 생존기간)은 5.5개월이었다.

스펙트럼은 다양한 적응증 확보를 위해 포지오티닙 ZENITH20 임상을 7개의 코호트로 확장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수아 레벨(Francois Lebel) 스펙트럼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아직까지 승인된 HER2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없다”면서 “코호트2의 고무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FDA와의 미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 ‘헌터라제’ 올해 말 일본서 허가 전망

GC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3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2% 줄어든 156억원을 기록했다. 세전이익과 분기순손익은 각각 211억원, 13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헌터라제 일본 진출에 성공한다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GC녹십자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GC녹십자

헌터라제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뇌실투여 방식의 의약품이다. 일본 PMDA는 지난 4월부터 헌터라제에 대한 품목허가 심사에 착수했다. 헌터헌터증후군은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뇌실투여 방식은 머리에 기기를 삽입해 약을 뇌실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약이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지 못하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가 일본 클리니젠에 기술이전한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는 올해 말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헌터라제는 후생노동성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대개 9개월이면 허가가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해 연말게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