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예전 같지는 않지만 휴가하면 유럽, 특히 북유럽 사람들이

휴가철 한 달을 위해 1년을 수고한다는 말이 우선 생각납니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그런 휴가 문화도 아니고,

특히 올해는 장마에, 집콕을 권하는 분위기이니 언감생심이겠지요.

그래도 마음만은 가볍게 해볼 일입니다.

새로운 걸로 가벼운 지능게임도 해보고 싶습니다.

잘 준비해서 산악 트레킹도 해보고 싶습니다.

또 고전적이지만 못 본 드라마를 몰아서 보거나,

그간 접하지 못했던 책이나 영화를 보고도 싶습니다.

벌써 방향을 정한 걸까요? 휴가를 앞두고 책 몇 권을 샀습니다.

그중에 영국의 원예학자와 자칭 나무 사랑꾼이라는 원예가가 쓴

‘나무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세계 100,000여종의 나무 중

여러 문명권에서 역사성과 화제성을 갖고 있는 나무 100종을 우선 추렸습니다.

그래서 그들 나무 각자에 대한 식물학적인 지식과 지금의 분포를 알려주고, 그 나무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관여해왔는지를 멋진 나무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짧게 다루었습니다.

저자들은 이 책이 나무에 대해 애정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나무의 존재를 당연히 여기는 사람들에게도 지식과 깨달음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하네요.

정말 공감하는 얘기입니다. 신앙 가진 분들이 하루 한 말씀씩 접하며 묵상을 하는 것처럼,

틈틈이 한 나무씩 보는데 자연에 대해, 생명에 대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내가 모르는 나무 한가지씩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합니다.

그중에 내가 무지해서 그런지 그간 몰랐던 새로운 나무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수백년 간 유럽 사람들은 귀한 계피 향이 계피 새가 만들었다는 전설을 믿었고,

물고기에서 얻었다는 다소 황당한 얘기를 전하는 실론 계피나무나,

낙엽이 흰 비둘기처럼 펄럭이다가 손수건처럼 떨어진다 해서 이름이 붙은 손수건 나무 등..

그러나 무엇보다 열매든, 향기든 처음 접하는 생소한 나무들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피스타치오 나무, 몰약 나무, 카카오 나무, 레몬 나무, 피칸 나무, 마카다미아 나무 ...

이런 나무들을 살펴보다가, 어디 시골에 조그만 내 영역을 만들어서라도

내 나이만큼의 나무라도 심고 가야겠다는 소박한 열망을 더 갖게 됩니다.

일단은 얼마 후 방문하게 될 시골 친구네 집 정원에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야겠습니다.

휴가철인데 그래도 가족들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려보는 건 어떨런지요?

나는 가족들 데리고 노래방을 가보고 싶습니다.

노래방 가서 가족들 각자 자신의 심정을 잘 담은(?) 노래 한곡씩 불러 제 끼는 겁니다.

나는 그 자리가 생기면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끝까지 부르고 싶습니다. 역시 코로나가 문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