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라인업. 국내 완성차 업체가 출시한 친환경차 가운데 배출가스 허용 기준 등을 충족시킨 차량이 저공해차 1~3종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출처=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환경부가 지난 4월 친환경차를 국내 시장에 더욱 많이 보급하려는 취지로 연간 친환경차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의 자동차 수요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친환경차를 지속 가능한 시장 성장 동력으로 보고 이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환경부가 고시한 행정규칙 등의 내용을 반영해 국산차 5사의 지난 상반기 친환경차 보급 현황을 살펴본 결과 업체별 목표 달성률에 편차가 나타났다. 상반기 현황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업체들의 기존 친환경차 시장 내 입지와 실제 보급 성과 양측 간 다소 괴리가 있는 점이다. 친환경차 판매량의 절대적 수치와 이번 보급 목표제에서 요구하는 실적이 비례 관계를 보이지 않은 셈이다.

▲ 국산차 업체 5개사의 지난 상반기 저공해차 판매 실적. 출처 : 각 사, 환경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국산차 5사의 지난 상반기 친환경차(저공해차) 국내 보급실적을 산출한 결과 현대자동차 8.9%, 기아자동차 6.0%, 르노삼성자동차 1.3%, 한국지엠 8.7%, 쌍용자동차 12.3%로 각각 집계됐다.

해당 실적은 업체별 순수전기차, 수소전기차,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가솔린·LPG 자동차 등 차종별 상반기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도출됐다. 저공해차 판매실적의 비중을 집계하기 위해 비교 대상으로 산입된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6~2018년 기간 업체마다 기록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다.

업체별 상반기 판매 실적이 그대로 이번 하반기에 이어질 것으로 가정할 경우, 상반기 실적에 2를 곱함으로써 연간 보급 실적을 추산할 수 있다. 이 경우 업체별 연간 보급 실적은 현대차 17.8%, 기아차 12.0%, 르노삼성차 2.6%, 한국지엠 17.4%, 쌍용차 24.6%으로 각각 추정된다. 현대차, 한국지엠, 쌍용차 등 3개사가 환경부 보급 목표인 15%를 충족하는 셈이다.

환경부는 지난 4월 고시한 대기환경보전법 위임 행정규칙을 통해 보급 목표를 제시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제58조의2(저공해자동차의 보급) 위임 행정규칙 ‘2020년 연간 저공해차 보급 목표’의 제3조(보금목표)에는, 올해 자동차판매자가 보급해야 할 저공해차 목표로 15%를 명시하고 있다.

최근 경영난으로 내수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차가 지난 상반기 가장 높은 수준의 저공해차 보급 실적을 냈다. 해당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요인으로 2016~2018년 연평균 판매량(7만6099.0대, 이하 15인승 초과 상용차 모델 제외)이 타사에 비해 적은 반면 올해 상반기 저공해차 모델을 많이 판매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쌍용차는 지난 상반기 저공해차 3종으로 분류된 티볼리 가솔린 1.5터보, 코란도 가솔린 1.5터보 등 두 모델을 9204대, 6351대씩 판매했다.

반면 현대차의 경우 2016~2018년 연평균 전체 자동차 판매량(51만1400.0대)이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데다, 저공해차 외 차량의 판매비중이 커 쌍용차에 비해 낮은 실적을 보였다. 기아차는 현대차 못지 않은 양적·질적 수준의 저공해차로 높은 판매대수를 기록했지만 2종인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1종인 순수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적음에 따라 환경부 공식에 따른 실적이 낮게 나타났다. 다만 현대차·기아차 양사의 상반기 실적에서 환경부의 최대 점수 제한 규정을 배제할 경우 보급 목표를 훌쩍 넘긴다.

한국지엠도 순수전기차 볼트 EV를 비롯해, 저공해차 3종으로 분류된 말리부 가솔린 1.35 터보와 트레일블레이저 가솔린 1.35 터보·1.2터보 등 4개 모델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한 르노삼성차는 이달 중순 출시할 전기차 조에(ZOE)의 판매량을 끌어올림으로써 저공해차 보급 성과를 확대할 계획이다.

▲ 대기환경보전법 위임 행정규칙으로 고시된 저공해차 차종별 보급실적 산정 방법. 출처= 법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