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전문 주류매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가 와인이 대형마트, 편의점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통가에서 다양한 ’가성비‘ 와인을 선보이며 가격 경쟁을 하고 있기도 하죠.

대형마트가 이렇게 다양한 초저가 와인을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와인 시장에서 초저가 와인이 가져오는 효과가 적지 않아서 일 듯 합니다. 와인 판매를 통해 매출을 높이는 것은 물론, 고객들을 모으는 모객(募客) 효과도 누릴 수 있어서죠.

롯데마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초저가 와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216%나 신장했습니다. 구매 고객 중 '와인을 처음 구매하는 고객' 비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모객 효과가 좋았습니다. 이마트가 지난해 출시한 4900원 초저가 와인 역시 구매자 중 55%가 최근 6개월간 이마트에서 와인을 한 번도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 이마트타운 월계점 와인매장. 사진=이코노믹리뷰DB

와인 대중화 흐름을 주도한 대표 제품은 지난해 8월 이마트가 출시한 '도스 코파스(Dos copas)로 봐도 될 듯합니다. 4900원 초저가에 내놓은 이 제품은 출시 4개월만에 107만병, 1년만에 200만병이 판매됐습니다. 인기 와인 브랜드들의 연간 판매량이 100만병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이라 할 수 있죠.

인기에 힘입어 이마트는 도스코파스의 상위 제품 '도스코파스 리제르바'(8900원)를 출시했습니다. '리제르바'는 최소 6개월~3년간 숙성시킨 제품을 말하는데요. 이마트는 이 와인이 국내 시판중인 4만원대 와인과 대등한 품질을 지녔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마트의 와인 라인업은 다양합니다.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찾는다는 1만5000원~4만원대 제품 베스트 셀러들이 많죠. 얄리, 요리오, 1865 등은 가격 대비 높은 품질로 인기가 좋습니다.

▲ 롯데마트 3900원 초저가 와인 '레알 푸엔테'. 사진=롯데마트

최근에는 롯데마트도 와인에 힘을 주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6월 출시한 스페인 와인 '레알 푸엔테'(3900원)가 대표적이죠, 출시 이후 하루 평균 1만병씩 판매되는 기록을 세우더니, 2주만에 초도 수입물량 절반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에 50만병 추가 수입이 결정됐습니다.

이 외에도 칠레 와인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4900원), 프랑스 와인 '샤또 르팽 프랑 보르도'(5900원)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합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용자 1위 와인 어플리케이션 ‘비비노(VIVINO)’와 제휴를 맺고, 롯데마트 와인 알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비비노는 글로벌 4200만명, 국내 40만명의 사용자를 지난 앱인데요. 소비자가 직접 평가한 1억5000만개의 리뷰가 장점입니다. 롯데는 비비노의 리뷰 자료를 통해 소비자들이 롯데마트 와인의 장점 알릴 계획입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4월 미국 와이너리 '갤로'와 손잡고 '카퍼릿지' 시리즈 종을 4990원에 출시했습니다. 화이트진판델(로제)을 포함해 까베네쇼비뇽(레드), 멜롯(레드) 등 3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난 2일에는 홈플러스는 호주 최대 유통 기업 울워스와 협업한 ’울워스 와인‘ 15종의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 GS25에서 모델이 와인25플러스 서비스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이에 질세라 편의점도 와인 판매에 집중하는 중입니다. 마트보다 좋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홈술족'들을 모으는 전략인데요. 170만원에 이르는 고가 와인이 판매될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자체 주문 어플리케이션 '세븐앱'에서 와인을 예약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론칭했습니다. '마주앙' '카르멘 멜롯' 등 1만원 이하 가성비 와인은 물론 '샤또 마고(169만원)'와 같은 고가 와인도 주문할 수 있죠. 

서비스 이용은 경제력을 갖춘 3040세대 여성들이 많다고 합니다. 40대 여성 구매 비중이 전체의 22.3%로 나타났고, 30대 여성(18.2%)이 뒤를 이었습니다. 전체 구매 비중은 여성 55.9%, 남성 44.1%를 기록할 정도입니다.

GS25는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 '와인25플러스'를 서비스중입니다. 모바일앱을 통해 주류를 주문·결제하면, 원하는 매장에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서울 지역에서는 오전 11시 이전 주문건에 대해 당일 오후 6시 이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구매 가능한 주류는 와인, 위스키, 보드카, 기타 리큐르 주류 등 250여종에 달합니다. 

▲ 이마트24 주류특화매장(R강동ECT점).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는 아예 주류특화매장을 론칭합니다. 이 매장에서는 와인큐레이션 마케팅, 1~2만원대 가성비 와인 구성 등 다양한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마트24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와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9년은 2018년 대비 218%, 2020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15% 각각 신장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홈술, 홈파티, 생활속 작은사치 등으로 변하고 있고, 가정 와인 수요도 따라서 늘고 있어요. 찾는 연령대도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가격대와 용량의 상품들이 나오고 있고요. 스마트 오더로 한 번 즐겨보세요. 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