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제3공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 씨젠(096530)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업종 평균치 대비 높은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된 의약품위탁생산(CMO) 시장에서 침투력을 강화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에도 주력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글로벌에서 선제적으로 개발해 기업 역량을 내보이면서 실적까지 확보했다.

각 기업, 2분기 영업이익률 26%~61% 대박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2분기 실적으로 매출 2077억원, 영업이익 8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6.35%다. 시장 컨센서스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5%, 33.6%를 웃돌았다.

2분기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공장가동률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과 7월 3공장 정기보수로 매출원가율은 소폭 상승했으나 1공장 가동률 80%, 2공장 80%, 3공장 20%로 1, 2공장 풀가동에 따른 효과를 확인했다. 3공장은 정기보수 종료 후인 4분기에 40%에 가까운 가동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형 의약품위탁생산(CMO) 계약을 수주하면서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구조적인 변화가 생겨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기업의 생산 사이트 다변화 정책이 본격화됐다”면서 “수백개의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임상으로 임상시료 생산 수요가 폭등했다”고 분석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씨젠 실적 및 영업이익률(단위 억원, %). 출처=DART
▲ 셀트리온의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미국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의 확실한 개선을 보여줬다. 셀트리온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 4288억원, 영업이익 18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2.39%다.

셀트리온의 실적 성장은 주력 의약품 중 하나인 ‘트룩시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 등이 영향을 줬다. 수익성은 1공장 및 CMO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큰 폭 개선됐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램시마IV(성분명 인플릭시맙, 정맥주사제형)’ 20%,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21%, 트룩시마 28%, ‘허쥬마(성분명 리툭시맙)’ 9%, 기타 22%다.

셀트리온은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추후 실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 기업은 코로나19 치료제 신약 CT-P59를 개발 중이다.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으로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CT-P17(성분명 아달리무맙)’, ‘CT-P16(성분명 베바시주맙)’, ‘CT-P39(성분명 오말리주맙)’이 각각 허가 신청 단계거나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다.

한화투자증권 신재훈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의 향후 실적은 포트폴리오의 매출 신장과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치료제 CT-P59의 개발비용 부담은 정부의 지원이 예정돼 있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젠은 올해 2분기 코로나19 진단키트 영향으로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씨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748억원, 영업이익 1690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1316억원, 영업이익률은 61.49%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 전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선제적으로 개발해 해당 시장을 선점했다. 씨젠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면서 “매출액이 증가할수록 영업 레버리지 효과도 지속되므로 영업이익률도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씨젠의 코로나19 관련 제품은 글로벌 약 7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진단관련 장비는 올해 2분기에만 300대 이상 판매됐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500대 이상의 장비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실적의 약 2배 수준이다. 진단 장비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 대한 진단시약도 적용할 수 있어 코로나19 이후에도 씨젠 진단제품의 시장 장악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윤창민 애널리스트는 “다른 기업들은 경쟁 심화로 가격 하락, 주문 취소가 확인되고 있다”면서 “씨젠은 기존 단가를 유지하고 주문량도 유지되고 있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3사, 제조업 평균ㆍ제약 평균 영업이익률 웃돌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씨젠의 영업이익률은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업종 평균도 웃도는 수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7.3%다. 같은 해를 기준으로 제약산업의 영업이익률은 8.04%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씨젠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26.35%, 42.39%, 61.49%다.

업계에서는 이들 3사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로 규모의 경제와 역량 확보 등을 꼽고 있다. 규모의 경제는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장기평균비용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문의 영향이 있고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효율성이 높아졌다”면서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규모의 경제이므로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수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 씨젠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 'AllplexTM 2019-nCoV Assay'. 출처=씨젠

진단기업 관계자는 “진단키트 등 생산에서 원부자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면서 “키트 개발은 규제당국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경험을 얼마나 축적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키트를 하나 생산하는 데 단가 등이 높지 않으므로 영업이익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