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망 중립성 논란이 다시 재연되며 일각에서는 혜성같은 ICT 스타의 탄생이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글과 애플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의 횡포까지 더해지며 스타트업 전성시대의 황혼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망 중립성 논쟁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주가 망 중립성 논쟁을 두고 재차 충돌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FCC가 여전히 망 중립성을 훼손하며 통신사 중심의 정책을 펴고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를 두고 법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망중립성 규정을 도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망중립성 원칙을 공식 폐지하며 논란을 키웠다.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등 주에서는 망중립 폐지에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됐으나 현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유럽은 한 때 망 중립성을 지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기조가 흔들리는 중이다. 유럽연합(EU)의 통신기관을 규제하는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가 지난해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제로레이팅 적용에 관련한 개정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최근 5G 통신이 각광받으며 망 중립성 원칙은 더욱 흐릿해지고 있다. 관련 논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망 중립성 문제를 CP(콘텐츠 제공자)와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가 아닌, 거대 CP와 스타트업 CP의 문제로도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사실 망 중립성이 약화되면 이미 몸집을 키운 CP는 일정정도 이를 버틸 수 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혜성같은 스타트업 CP들은 어려움에 빠진다. 거대 CP들은 망 중립성 약화의 시대를 맞아 막대한 망 이용료를 납부할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허약한 스타트업 CP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망 중립성과 망 이용료의 개념이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인과관계는 명확한 편이다. 이런 가운데 망 중립성 약화가 혜성들의 시대를 걷어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 출처=갈무리

설상가상, 괴물 플랫폼들
최근 구글과 애플의 30% 수수료가 글로벌 ICT 업계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이 역시 스타트업 CP의 어려움을 배가시킨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애플은 인앱결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반기를 드는 기업의 서비스는 가차없이 차단하는 중이다. 실제로 인앱결제 할인 정책을 시작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자사 앱스토어에서 삭제한 상태며, 에픽게임즈는 소송까지 건 상태다. 구글도 포트나이트의 방식이 자사의 앱스토어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일종의 보복에 들어갔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도 공동으로 애플의 과도한 앱스토어 수수료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한편 온라인 크리에이터 일부도 애플의 수수료 30% 정책에 반기를 든 상태다. 구글과 애플의 횡포는 거대 기업에게도 문제지만, 스타트업들에게는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