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 황대영 금융증권부장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국난 속 정쟁(政爭)에 또다시 경제가 희생양이 되고 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뒤덮으며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데도 청와대, 국회 등에서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정쟁만 넘쳐흐른다. 강대강으로 치닫는 정쟁 속에 경제를 위한 배려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경제 성장률 최상위로 전망된 대한민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진입을 예고했다. 실제 8월 초 OECD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8%로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14일부터 수도권에서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에 앞선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경제 지표 가운데 가장 예민한 주식시장은 지난 18일 폭락했다.

방역당국은 연일 2차 대유행(팬데믹)이 우려된다고 경고음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코로나19 확진자들은 경고를 기만하고, 무시하고,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합리적인 방역수칙 마저 지키지 않은 채 편을 가르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혔다. 앞선 대구경북 지역 확산과도 완전히 다른 모양새다. 당시 최소한의 협조가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정치권도 다시 침체될 경제를 위한 합심보다 사태를 상대에게 떠넘기기 위한 대립만 표출했다.

이 때문에 3분기부터 회복을 바라던 소상공인부터 피해 업종에서 울상이다. 또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고용부분에서 악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취업자 3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장기적으로 볼 때 전체 취업자 46%가 코로나19 영향권에 접어들어 일자리 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 원격근무, 비대면 업무 등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들어갔다. 그러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면 기업은 유무형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다. 기업들은 어느 누구 하나 항변하지 못한다. 산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21대 국회가 출범한지 3개월이 되지 않았는데, 집권 거대 여당에 누가 모난 소리를 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위기 상황은 곧 대한민국 경제와 직결된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코로나19 2차 팬데믹으로 인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섰다. 코로나19 이외에도 미중 무역갈등, 한일 경제갈등 등 위기로 몰아넣는 변수가 산적해 있다. 또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할 조짐을 보이면서 ‘K방역’이라고 자랑해온 국격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각종 변수 속에서 우리 경제는 성장과 침체의 기로에 놓여있다.

이런 경제 위기가 엄습하는데도 정치권은 협력·합심과 같은 우호적 화음이 아닌 힐난하고, 떠넘기고, 분열시키는 등의 불협화음만 내고 있다. ‘경제가 버린 자식이냐’ 지난 20대 국회를 두고 경제계 원로가 뱉은 고언이다. 이 고언이 21대 국회에도 다시 각인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