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카니아코리아그룹의 스웨덴 본사 스카니아가 출시한 대형 트럭 라인업. 출처= 스카니아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스웨덴 상용차 업체 스카니아트럭의 한국지사 스카니아코리아그룹(이하 스카니아)이 질주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안정적인 수익성을 구현함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용차 제품의 양호한 상품성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엔진공급 사업을 병행함으로써 이윤을 꾸준히 창출해왔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 높아진 상황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전략으로 앞세웠던 네트워크 확충 등 방안의 세부 추진 계획을 재검토함으로써 업황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니아는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완성차 판매대수로는 중위 수준을 보이는데 비해, 매출액으로는 독보적인 선두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카니아가 경쟁사와 달리 트럭 뿐 아니라 각종 산업용 기기에 장착할 수 있는 엔진을 판매하는 등 수익원을 다각화했기 때문이다.

연간 판매량은 2017~2019년 각각 815대, 687대, 755대로 집계됐다. 스카니아의 연 판매대수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한 상용차 업체 5사의 전체 판매실적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8.4%, 16.0%, 19.6%로 집계됐다. 매년 판매되는 수입 상용차 신차 5대 가운데 1대는 스카니아 차량인 셈이다.

스카니아의 주력 제품은 트랙터다. 트랙터는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폐쇄형 적재칸 트레일러를 차체(샤시) 후미에 장착한 뒤 운송 기능을 수행하는 트럭 차종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스카니아의 수입 트랙터 시장 점유율은 20.0%, 22.4%, 31.0%로 다른 차종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초 20여년만에 출시한 트랙터 라인업 ‘뉴 스카니아’로 고객 수요를 창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국내 1위 수입 상용차 업체 볼보트럭코리아가 트랙터를 502대, 506대, 519대씩 판매한 것과 비교할 때 스카니아의 판매량 신장률이 더욱 부각된다.

뉴 스카니아 트랙터 모델로 수요를 이끌어내 위축된 시장 속 저조한 카고 판매실적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고는 개방된 적재칸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덤프트럭과 달리 고정시킨 채 운송 기능을 수행하는 트럭 차종을 의미한다. 국내 수입 카고트럭 시장의 규모는 2017년 1682대에서 지난해 1422대로 축소됐다. 카고 트럭이 주로 쓰이는 건설업 업황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스카니아의 카고 판매량도 267대, 98대, 61대 등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스카니아는 상용차 판매실적에서 다소 기복을 보이는 가운데 이윤 창출 측면에서는 경쟁사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엔진 공급 사업을 함께 전개하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해 스카니아의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2445억원, 195억원으로 집계됐다. 볼보트럭코리아가 1730억원, 169억원씩 기록한 데 비해 높은 수치다.

스카니아는 최근 5년 간 영업이익률 추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2015~2019년 기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수입 상용차 업체 가운데 스카니아가 해당 기간 8~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다임러트럭코리아, 만트럭버스코리아 등 업체는 1~3%대에 그쳤다. 볼보트럭은 최소 5.7%(2018년)에서 최대 41.2%(2017년)를 기록하는 등 심한 변동폭을 나타냈다.

스카니아는 스웨덴 본사의 주요 제품 가운데 하나인 선박용·산업용 기기 엔진을 2002년부터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나섰다. 스카니아는 현재 중공업 기업 두산인프라코어를 국내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수입 상용차 가운데 엔진 공급 사업을 펼치는 기업으론 스카니아가 유일하다.

▲ 지난 2018년 스카니아코리아그룹에 새로 부임한 페르 릴례퀴스트 대표이사(왼쪽)와 전임자인 카이 파름 전 대표이사. 릴례퀴스트 대표이사는 취임 당시 고객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성장 전략을 내세웠지만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대책을 새로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출처= 스카니아코리아그룹

스카니아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할 전략에 관한 언급을 삼갔다. 다만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작년 말 일부 차종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보증 서비스 외연을 확장하고 올해 들어서도 신차를 지속 출시하는 등 한국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스카니아의 관점은 2018년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의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스카니아 스웨덴 본사의 임원 중 한명인 마티아스 칼바움 부회장은 “한국은 세계적인 기술과 광범위한 환경규제 시스템을 보유한 시장”이라며 “스카니아는 아시아 거점으로 삼은 한국이 지속 가능성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