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패션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의류 소비가 확산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패션 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모양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패션 쇼핑몰을 연결하는 플랫폼 제공사를 말한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와 같은 단순히 소비자와 쇼핑몰을 연결해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과 달리 각 플랫폼마다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거나 리뷰, 배송 시스템 차별화 등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세는 패션 플랫폼… 불황 속 ‘함박웃음’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패션 플랫폼들은 코로나19에도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의 대표주자인 ‘무신사’는 기업가치 2조2000억원으로 평가받는 대표적 유니콘 기업이다. 이 회사는 1030세대 남성 고객을 주요 타깃층으로 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매출액 2197억원, 영업이익은 83.2% 증가한 493억원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2020년 1월 기준 600만 명, 2월 순방문자는 1200만 명으로 지난해 최대 방문자 수는 월 7800만 명에 이른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지난 2017년 3000억원에서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9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목표 거래액을 1조5000억원으로 밝힌바 있다.

지난 7월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된 크로키닷컴의 여성 쇼핑앱 ‘지그재그’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대기업 패션 브랜드 없이 지난해 매출 300억원을 기록하고, 거래액 6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만 작년 동기대비 약 20% 증가하고, 올 6월 기준 누적 거래액 2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의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도입한 여러 쇼핑몰의 상품을 한 번에 결제하는 ‘제트(Z)결제’ 시스템과 하나의 플랫폼에서 리뷰를 남길 수 있는 ‘제트(Z)리뷰’ 등이 사용자 유입확대와 매출 상승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지그재그에 따르면 실제 Z결제 입점 후 월 매출이 22배 폭증한 판매자 등장과 함께 최근 3개월(2~4월) 동안 월 매출 1000만원 이하였던 쇼핑몰은 월 매출 최대 4배 증가하기도 했다. 

지그재그에 이어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패션 플랫폼 ‘브랜디’는 신규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브랜디는 올해 3월 7개 투자자로부터 약 21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만 약 35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6년 출범한 브랜디는 4년 만에 누적 거래액 3000억원을 돌파하며 하루 방문자수 39만 명, 회원 가입자수는 305만 명이다.

특히 브랜디는 ‘하루배송’과 물류시스템을 무기로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루배송’은 주문 이후 최대 12시간 안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빠른 배송 서비스다. 브랜디에 따르면 아직 서비스 도입 초기임에도 하루배송 재구매 의사가 99.3%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요예측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고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속화 된 ‘언택트’ 열풍… 시장 지각변동 예고?

소비자들이 패션 플랫폼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래 온라인 쇼핑의 첫 호황기를 연 것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다. 저렴한 가격에 접근성이 높아 온라인 쇼핑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어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이 인기를 얻고, SNS상에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스타 마켓’이나 ‘블로그 마켓’등 개인 SNS 채널을 기반으로 한 판매 채널로 확대됐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그 다음이다. 업계에서는 커지는 온라인 패션 시장 속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소비자들의 플랫폼 이동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기준으로 소비자들의 패션 플랫폼 이용은 활발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12조6711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 패션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6월 3조3083억원에서 올해 6월 3조8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장과는 또 다른 편리함이 소비자 유입을 확산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한 가지 브랜드만 취급하는 원 브랜드숍, 자사 브랜드만 취급하는 자사몰 대비 패션 플랫폼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데 모아 선택의 폭을 넓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일일이 다른 쇼핑몰을 찾지 않고 한 곳에서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아 편리하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큐레이션 기능을 제공해 결제·배송 시스템의 간편화로 오프라인 구매보다 쉽고 빨라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패션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과도기 단계를 거치고 있다”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개성 강한 M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패션 산업 구조도 재편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