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2300선으로 떨어진 코스피 지수는 아직 24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이 아직도 진행 중인 것이다.

국내 증시에 투입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계속 늘고 있다. 심지어 신용을 통한 투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이들을 향한 우려가 나온다. 이번 코로나19 2차 팬데믹의 경우 지난 3월 대비 충격이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난 1차 팬데믹 때와 같은 큰 투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 출처=카카오페이증권

따라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목적으로 투자를 시도한다면 큰 부담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투자자예탁금, 2차 팬데믹에 다시 50조원 넘겨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내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을 제외한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21일 기준으로 약 52조3373억원이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1차 팬데믹 여파가 있었던 지난 3월 말 대비 무려 21.48%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에 대한 충격이 매우 컸던 지난 3월의 투자자예탁금 규모를 들여다보면 월초인 2일 약 33조1815억원에서 월말 31일 약 43조829억원으로 한 달 내 29.84%가 증가했다.

이어 다음 달 초인 4월 1일에는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약 47조6669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3월 말 대비 10.64% 증가한 결과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증시가 무너지자 개인투자자들이 추후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 출처=금융투자협회

반면 5월 마지막 영업일인 29일에는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약 43조9692억원으로 줄어들며 전달 초 대비 7.76% 떨어졌다. 그러나 다음 달인 6월 26일에는 투자자예탁금이 약 50조5095억원을 기록하며, 5월 말 대비 다시 14.87% 가량 늘었다.

이어 그 다음 달인 7월 또 50조원 아래로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떨어졌으나, 이번 8월 들어 2차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다시 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차 팬데믹 이후 큰 수익을 얻은 개인투자자들이 다수 발생한 만큼 또 한 번의 기회를 노리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신용거래융자, 4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

개인투자자들의 많은 자금이 국내 증시에 흘러들어온 만큼 신용을 통한 자금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전체 신용거래융자 규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21일 기준 약 15조7668억원이다. 이는 8월 초인 지난 3일 14조4208억원 대비 9.33%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크게 흔들렸던 지난 3월 말인 31일과 비교하면 무려 139.68%나 크게 증가했다.

앞선 7월에도 전 달인 6월 대비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말인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4조2120억원이었으며, 6월 30일 12조6604억원 대비 12.26% 증가했다. 6월 한 달만 살펴보면 월초인 1일 10조9315억원 대비 월말 15.82%나 늘었다.

특히 앞선 4월과 5월 사이에도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1일 6조6889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5월 4일 9조1382억원으로 36.62% 증가했다.

▲ 출처=금융투자협회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충격이 컸던 지난 3월에는 월초 대비 월말에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3월 2일 기준 10조2785억원이었던 그 규모는 13일 9조8628억원으로 줄어들더니 17일 8조5422억원, 19일 7조8283억원, 23일 6조7673억원으로 감소했다. 월말인 31일에는 6조5783억원까지 줄었다. 무려 월초 대비 월말에 36%나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다음 달인 4월부터 현재까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은 물론 국내 증시의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조언하는 만큼 신용으로 인한 투자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중이다.

씨젠·셀트리온 매수에 많은 자금 쏠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까지 사들인 주식 종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이슈와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지난 3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의 많은 자금이 쏠린 종목은 삼성전자다. 그 규모는 무려 18조4181억원 상당이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씨젠과 셀트리온을 매수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15조26억원과 6조3614억원이 투입됐다. 씨젠과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혜 종목이다.

그러나 씨젠과 삼성전자, 셀트리온은 각 순서대로 3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거래대금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씨젠의 매도 거래대금은 14조8006억원으로 그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13조459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셀트리온은 6조454억원 규모가 매도됐다.

이어 4월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종목을 사는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8조2632억원이 쏠리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한진칼에 7조5308억원이, 그 다음으로는 씨젠에 7조3807억원이 몰렸다. 4월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매도 규모 1~3위 종목의 순서가 일치했다.

5월에는 씨젠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8조6609억원을 끌어모으며 매수 규모 1위를 기록했다. 2위로는 SK바이오랜드가 새롭게 순위에 등장했으며, 투자자금 규모는 6조4558억원으로 조사됐다. 3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으며 5조7656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자됐다. 매도 거래대금의 순위 역시 씨젠, SK바이오랜드, 삼성전자 순으로 나타났다.

6월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다시 셀트리온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매수하는데 가장 많은 금액인 9조6736억원을 투입했다. 그 다음으로는 삼성전자에 8조5557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에 7조7823억원을 투자했다. 매도 거래대금 규모에 따른 종목 순위 역시 같게 나타났다.

7월에는 신풍제약이 새롭게 순위에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자금이 신풍제약에 흘러 들어갔다. 그 금액은 무려 15조8231억원이다. 그 다음으론 씨젠에 15조2851억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갔다. 이어 SK바이오팜이 3위로 새롭게 등장했으며, 8조5601억원이 투입됐다. 이달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컸던 종목도 신풍제약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씨젠과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거래대금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8월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1일까지 씨젠을 사는데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그 규모는 11조4729억원이다. 그 다음으로는 LG화학에 6조5133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현대차에는 5조9831억원을 투입했다. 매도 거래대금 규모 순위 역시 같은 종목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치료제·백신 등과 관련 있는 종목을 많이 사들였다면 8월 들어 새롭게 전기차 관련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의 경우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뜨고 있는 기업이다. 또 현대차는 전기자동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최근 론칭하며 관심을 받았다.

“신용융자 잔고 과열 국면…단기투자 주의”

코로나19 2차 팬데믹에 대한 충격이 걱정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3월과 같은 큰 충격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시장에선 지난 충격에 대한 경험으로 걱정과 함께 이로 인한 차익실현 등을 떠올리는 분위기다. 여전히 투자자예탁금과 신용융자 잔고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단기적인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게다가 신용을 통한 투자라면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출처=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던 한국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을 계기로 멈칫했다”며 “지난 3월의 악몽이 재현된다고 보는 것은 너무 비관적이고, 이미 경험한 것에 비춰봤을 때 향후 1~2주가 고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코스피의 경우는 2200~2300대에서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민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의 경우는 신용융자 잔고가 과열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시가총액을 감안해도 신용융자 잔고는 과열 국면에 들어섰다”며 “유동성의 힘으로 이를 이겨낼 수도 있지만 이는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주식 시장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신용 등을 통해 여전히 쏠리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 역시 한편으론 투자를 시도해도 괜찮은지 고민에 빠진다.

이에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과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니 현 시점에서 투자를 시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단기적인 관점에서 시도하는 투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투자시기를 1~2달로 보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