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의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던 5G 서비스는 도입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서비스가 크게 제한되어 있다.   출처= iMobil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빛의 속도라는 5G 이동통신망과 그것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 많은 사람들은 엄청난 소동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광대역 절벽에서 우리를 구해줄 구세주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되지 못하는 예외 조건들이 너무나 많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지적했다.

5G는 LTE라고 불리는 4G를 대체하기 위해 고안된 5세대 무선전화(cellular) 네트워크다. AT&T, 버라이즌(Verizon), 티모바일(T-Mobile) 등 미국의 거대 이동 통신사들은 모두 미국에서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당신은 이미 이것이 어떻게 자율주행차, 증강현실, 그리고 많은 들어보지도 못한 많은 기술들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출시를 앞둔 신형 아이폰을 포함한 많은 새로운 5G 전화기들이 ‘빛의 속도’를 내려면 이런 새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제품들은 5G를 구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완전히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당신은 그런 전화기를 사기 위해 무리할 필요가 전혀 없다.

WSJ의 기자가 AT&T와 티모바일에서 600달러짜리 삼성 갤럭시 A71 5G, 버라이즌에서 800달러짜리 원플러스(OnePlus) 8 5G, 그리고 3개사 모두에 1300달러짜리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테스트했다.

우선 5G 연결이 가장 빠르고 최적인 장소를 찾는 것 자체가 드넓은 월마트 매장에서 작은 캔디 틱택(Tic Tac) 캔디 찾기만큼이나 어렵다. 설령 그 장소를 찾는다 해도 전화기만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은 많지 않았다.

WSJ 기자는 자동차에 십여 개의 기기를 싣고 거리로 나와 5G가 가정용 Wi-Fi를 대체할 수 있는지 수 백 가지의 테스트를 하면서 발견한 5가지 사실을 정리했다. 결론은 아직 5G 전화기는 사치품에 불과하며 5G가 동네까지 들어온 뒤에나 가정 인터넷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사실1. 속도 엄청 빠르지만 ‘꼭’ 그 장소에서만

아직 출시전 테스트가 진행 중인 버라이즌의 5G 울트라 와이드밴드 네트워크에서 다운로드 속도를 테스트했더니 초당 1300메가비트가 나왔다. 인터넷 속도 테스트 업체 우클라(Ookla)에 따르면 이는 평균 4G 다운로드 속도의 32배에 달한다. 2.6기가바이트 용량의 10부작 드라마 오자크(Ozark) 전편을 다운로드 받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버라이즌 5G 타워 바로 근처인 집에서는 그런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밀리파(millimeter wave)라고 부르는 5G 주파수는 장거리를 이동할 수 없고 나무나 벽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속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2. 5G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종류의 속도를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버라이즌에서는 현재 36개 구역 일부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밀리파 커버리지 지역을 벗어나면 전화기는 자동으로 4G로 되돌아간다.

티모바일과 AT&T는 ‘서브-6’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5G로 밀리파를 보완한다. 6 GHz이하의 주파수를 사용한다고 해서 그렇게 명명된 이 제품은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실내외 커버리지가 훨씬 넓다. 우클라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티모바일은 미국에서 5G 가용 구역이 가장 넓었는데, 기지국만 5000개가 넘었다. AT&T는 355개로 2위, 버라이즌은 36개였다.

‘서브6’이 가용한 뉴저지시 지점들에서 티모바일은 120Mbps, AT&T는 90Mbps 정도의 다운로드 속도를 보였는데, 이는 가정용 광대역통신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속도다. 전화기는 여전히 5G 수신을 보여주고 있지만 속도는 4G에 가까웠다.

결국 5G 스마트폰이 내거는 지표들은 대부분 희망사항일 뿐이다. 또 대부분의 5G 전화기들이 밀리파와 서브-6을 모두 지원하지만 일부 제품은 서브-6만 지원했다.

사실 3. 5G는 사실 스마트폰을 위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5G 속도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각 통신사에게 물었더니 그들은 모두 같은 내용의 대답을 했다. 5G가 미래의 기술을 열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로서는 많은 양을 빠르게 다운로드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다운로드 받겠는가? 비행기 타기 전에? 하지만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 타고 갈 곳도 그리 많지 않다.

우클라의 보고서대로 5G가 현재 가정용 평균 인터넷 속도인 86 Mbps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자동차에 노트북, 태블릿, 32인치 TV, 게임기 엑스박스 원(Xbox One), 스마트 도어벨 링(Ring) 등을 모두 싣고 테스트해 보니 유일하게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곳이 스마트폰이었다. 사실 무선 라우터가 장착되어 있지 않은 스마트폰이 동시에 여러 기기를 소화할 수 있는 핫스팟의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다.

사실4. 5G가 가장 필요한 곳은 거리가 아닌 가정

최대 6개의 기기까지 연결해 동시에 동영상 통화를 하거나 스트리밍 받는 것이 가능했다. 엑스박스원으로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하는 데 지연됨이 거의 없었고 오큘러스 리프트 VR 헤드셋을 작동시켜 가상 코미디 쇼에 참석했을 때 모든 것이 빠르게 로딩되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4G에서 시도했다면 매우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니 5G서비스가 꼭 제공되어야 할 곳은 거리가 아닌 가정이다. 버라이즌은 이미 5개 시장에서 홈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모바일도 전국적으로 5G 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AT&T는 홈 옵션을 위한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사실 5. 5G 광고는 크게 과장되었다

5G는 빠르다. 모든 통신사들과 전화 회사들은 당신이 왜 그것 없이 살 수 없는지, 그리고 그것이 모든 것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화려한 광고들을 앞다퉈 내 보낸다.

티모바일의 카리 쿠오파마키 부사장은 "5G시대에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일련의 경험을 시작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이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말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10년 전, 4G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들이 나타났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5G가 무엇을 가져올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5G가 자랑하는 엄청난 속도는 대부분 특정 지리적 장소와 당신의 첨단 전화기에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매일 대용량의 영화를 다운로드 하며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