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외국인이 4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다만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아 추세전환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이번 주 2차전지,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날 순매도로 전환했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개인과 기관이 각각 5117억원, 3480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8836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월 7일 이후 5개월 만에 400명대로 올라섰다는 발표 직후, 외국인은 매도 물량을 늘려 기관과 같이 ‘팔자’ 행진에 합류했다. 27일 기준 개인은 469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6억, 473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 이경수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중에서 매도와 매수 모두 활발한 상황이라, 이를 두고 방향을 정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27일간 외국인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SK하이닉스(000660)로 2088억4867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20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으로, 6951억5800만원을 처분했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20일 7만1800원에서 27일 7만9000원으로 7200원(10.02%)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최근 D램 현물가격 안정화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공급업체의 보수적인 빗그로스 확장으로 지난해와 같은 가격 폭락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언택트 생활 습관화에 따른 비대면 IT로의 추세 변화는 지속적일 것이다”라며 “결국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세는 점진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외에도 최근 삼성SDI(006400)와 삼성전자(005930), 카카오(035720), LG화학(051910) 등 2차전지와 언택트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5거래일 동안 삼성SDI 주식을 1844억51620만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에 삼성SDI는 같은 기간 41만4500원에서 46만9000원으로 5만4500원(13.14%)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과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미래에셋대우 김철중 연구원은 “북미·유럽 에너지 저장 장치 시장에 중국 경쟁사가 진입하기 전 1~2년 동안 한국 배터리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특히 삼성SDI는 경쟁사와 달리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공용 라인을 운영하고 있어 추가 투자 없이도 단기적 수요 증가의 대응에 유리하다"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이어 카카오(1272억2926만원), LG화학(1272억2926만원) 네이버(562억4540만원) 등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특히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게임즈 상장을 앞두고 이날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끝내고,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8500원(4.72%) 오른 41만500원에 마감했다. 이에 상장 이후 처음으로 40만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는 현대차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코스닥 종목 중 씨젠과 알테오젠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씨젠은 794억8608만원으로 전체 순매수 종목 중 6위, 알테오젠은 300억6695만원으로 13위를 기록했다.

한편 외국인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현대차로 9778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어 진원과학생명(5468억원), SK이노베이션(4236억원), 포스코(372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