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이 코로나19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수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과 에스티팜이 하반기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선다.

유한양행은 전문의약품(ETC) 부문의 회복과 항암신약 ‘레이저티닙’ 임상 지속에 따라 사업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티팜은 ‘올리고’ 원료의약품(API) 의약품위탁생산(CMO)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코로나19로 위축

2일 KTB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과 신약 R&D 임상에 있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 시장조사기업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사이의 타격으로 올해 글로벌 처방의약품 매출 전망치는 78억달러 하향 조정됐다. 의료기관 방문 횟수 감소 및 수술 일정 취소, 환자들의 신규 치료 지연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처방의약품 매출 하향 조정 비율은 전체 처방의약품 매출액 대비 1%가 채 안되는 수준이지만 주력 품목 처방 특성에 따라 개별 기업 매출액 하향조정 비율은 격차가 있었다.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가 12억 5000만달러 감소 전망치가 컸다. 이는 15개 글로벌 제약사의 합산 매출액 하향 조정 금액인 49억달러의 26%를 차지한다. 매출 전망치 감소가 가장 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신규 처방 환자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R&D 임상에 있어서도 환자의 병원 방문 난항 등에 따라 어려움이 많았다. 임상 순항 및 허가 시 가까운 시일 내에 판매가 예상됐던 신규 퓸목들의 매출 전망치도 크게 하향됐다. 글로벌 제약사의 출시 예정 품목들 합산 매출액 전망치는 지난 3월 대비 50% 내외로 줄었다.

글로벌 의약품 임상 데이터 수집 및 관리 기업인 메디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임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차차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00명 규모의 글로벌 임상 코디네이터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월에는 응답자의 3분의 2(2/3)가 진행 중인 임상의 환자 모집을 곧 중단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69%에 이르렀다. 이는 8월에 34%로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타격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1% 줄어든 106억원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북경한미약품의 실적이 크게 부진하면서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다만 한미약품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 성장한 188억원을 나타냈다.

대웅제약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어든 2260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손실은 47억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해외 수출 감소 등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GC녹십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 감소한 1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3600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독감 백신 수요가 늘어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선적 일정 변동 등이 있는 해외사업에서 실적이 부진하면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 'R&D'·에스티팜 'CMO'로 실적 강화 전망

유한양행은 글로벌 신약 R&D 난항에도 개발을 진행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견뎌내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 신약후보물질의 R&D 진전에 따른 기술료 유입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933% 증가한 영업이익 403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개발 진행에 따라 지난 4월 약 432억원의 기술료를 받은 덕분이다.

유한양행의 내수 ETC 품목은 다시 매출이 늘어나면서 정상화되고 있다. 레이저티닙 등 주요 R&D 파이프라인 임상도 순항 중이다. 얀센은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글로벌 병용 3상을 9월 말 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도 각각 후보물질 도출, 1상 진입 등도 기대된다.

▲ 에스티팜이 올리고 CMO를 통해 매출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에스티팜

에스티팜은 올리고 CMO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본격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티팜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반월 올리고 공장을 연중무휴 생산 체제로 돌입했다. 최근에는 공장 증설까지 확정했다. 증설은 2021년말까지 800kg 규모의 생산라인을 추가하게 된다. 증설 후 생산역량(CAPA)은 연간 최대 생산량 기준 1.6톤(1.6t)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글로벌 2위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리고 API 매출은 2018년 134억원, 지난해 253억원이었다. 올해에는 6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올리고는 3세대 치료제인 RNA 기반 치료제의 원료다. 글로벌 제약사는 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인도 등의 API 기업들이 생산을 멈추면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제약사와 세 건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팬데믹 타격을 적게 받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대비 부정적인 여파가 적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최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