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새로운 고용주를 직접 만나지 않고 새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정상인 시대가 되었다. 구직자들은 집에 있을 때에도 눈에 띌 준비를 해야 한다.     출처= Natur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10여 년 만에 최악의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면 행운과 창의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당신의 네트워크도 새롭게 살펴봐야 한다.

지난 2월 코로나가 미국을 강타한 이후 미국 경제는 13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구직자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올 봄 대학 졸업자들 역시 최악의 구직난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나마 낙관의 여지도 있다. 많은 고용주들이 여전히 고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HR소프트웨어 기업 페이코(Paycor)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정규직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의 8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회원사의 신규채용 비중이 전년 대비해서는 여전히 7.4% 감소했지만 지난 6월 대비해서는 57.5% 급증했다.

그러나 현재의 고용시장의 풍경은 뜨겁게 달아 오르던 올해 초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한 명의 구인 공고에 수 백 명의 지원자가 몰려들고 그나마 온라인을 통해 채용 면접이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기업의 채용 추세는 경제 전망만큼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요즘 같은 시대에 일자리 구하는 방법을 탐구하기 위해 기업의 인사담당 임원, 커리어 코치, 새로 재취업한 사람들에게 최선의 조언을 구했다.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기업들이 추천(reference)에 의해 사람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 링크트인은 굳이 특정 회사에 지원하지 않아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연고가 있는 회사에 취업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3배에 달한다고 말한다. 

제시 반스가 미니애폴리스의 한 스타트업에서 영업직을 잃었다는 글을 링크트인에 올렸을 때, 그는 예전 급우들, 자원봉사로 알고 있던 사람들, 그리고 그의 게시물을 팔로우하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놀랐다. 이들은 위로를 표하면서 그가 갈 만한 유망 기업들을 소개해 주었다. 

반스는 지난 5월에 여러 회사들과 10~15번 대화를 나누었고 몇 군데에서 제안을 받았으며 그 중 한 소프트웨어 회사의 개발직에 취업했다. 반면 채용 게시판을 통해 지원서를 제출한 곳에서는 한 군데도 답을 주지 않았다.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리랙하이어(ReacHire)의 애디 스와츠 CEO는 “지금이야말로 전 동료들을 따라잡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기꺼이 도움을 주려 하고, 당신은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합니다.”

목표는 구체적으로

실업 상태일 때는 단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데 급급해 직업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뉴욕에서 써치펌을 운영하는 로라 마줄로는 자신이 코칭하고 있는 몇몇 구직자들이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자리를 찾는 것을 오히려 지연시킬 수 있다.

"그들은 다음에 어떤 직장을 찾아야 할지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써치펌이나 자신을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마줄로는 찾고 있는 직업에 대해 명확성을 기하는 것은 까탈스럽게 구는 것이 결코 아니며 오히려 당신이 더 성공하기 쉬운 분야에 검색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조언했다.

직장 위치에 대해 유연하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봉쇄령 이후 사무실 문을 다시 여는 일이 코로나 재확산으로 꼬이게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접근성에 대해 재고하게 되었다. 구직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에 게재된 원격 일자리 공고는 1년 전에 비해 53%나 늘었다.

이런 변화가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직자들은 그에 대한 솔직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용주가 완전 원격근무를 장기간 허용할 것이라고 확언하지 않는 한, 지원자들은 적어도 때로는 사무실로 출근할 준비를 해야 한다.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100% 원격근무와 90% 원격근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 하더라도 산 속 오두막집 생활을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온라인 인터뷰를 충분히 준비하라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면접을 거쳐 새 직장에 입사한 사람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고용주를 직접 만나지 않고 새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정상인 시대가 되었다. 구직자들은 집에 있을 때에도 눈에 띌 준비를 해야 한다.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쿠르터(ZipRecruiter)의 이언 시겔 CEO는 "사람에 대한 편견과 첫인상은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고용주들은 화면을 통해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몇 초 안에 당신이 누구인지를 판단하며 그 생각을 바꾸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당신은 그 첫 1초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는 구직자들에게 화면상의 구도가 잘 되어있는지, 뒷 배경이 프로페셔널해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친구들과 테스트 영상 통화를 할 것을 조언했다.

"만약 어느 회사와 온라인 면접을 하게 된다면 실제 대면 면접보다 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영상통화에서도 당신이 옷을 잘 차려 입고 있다면 더 유리하겠지요.”

구글의 인재 및 원조 프로그램 책임자인 카일 유잉은 상대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현재의 당면 문제가 무엇인지를 미리 알아두고 몇 가지 간단하고 친절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요즘 같은 때에는 당신의 인간관계에 보다 신중을 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상(온라인) 환경에서도 새로운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