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부산은행 본점(왼쪽)과 BNK경남은행 본점.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BNK금융그룹의 은행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생산성에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부산은행은 직원당 생산성 1위 자리를 전북은행에 내줬으며, 경남은행은 최하위로 내려 앉았다. 

BNK계열 직원당 생산성 10% 이상 감소…부산銀 9322만원·경남銀 7407만원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올 상반기 직원당 생산성으로 9322만원을 기록했다. 직원 1명이 올 1월부터 6월까지 9322만원을 벌어들였단 의미다.

부산은행은 작년 상반기 1억668만원을 기록하며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은행) 가운데 직원당 생산성이 1억원을 넘긴 유일한 은행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직원당 생산성이 12.6%(1346만원) 급감하며 1위 자리를 전북은행에 내줬다. 전북은행은 직원당 생산성이 작년 상반기 9563만원에서 올 상반기 9966만원으로 4.2% 높아졌다.

부산은행이 1위 자리를 뺏긴 데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라면, 경남은행은 큰 폭으로 하락한 직원당 생산성을 다시금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남은행의 올 상반기 직원당 생산성은 7407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8741만원)와 비교해 15.3% 감소한 수치며, 5대 지방은행 중 가장 낮은 1인당 생산성이다. 

경남은행이 최하위로 떨어짐에 따라 종전 최하위였던 광주은행(8027만원)은 4위로 올라서게 됐다. 대구은행(8856만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3위 자리를 지켰다. 

은행원 1인당 생산성(1인당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을 직원 수로 나눠 계산한다.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은 은행의 순수영업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다. 

충전이익은 은행의 핵심 영업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값에서 판관비(판매비·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충당금적립전이익에서 영업외이익을 뺀 값이기도 하다. 이번 집계에선 신용손실충당금을 충전이익 계산을 위한 충당금 항목으로 사용했다.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참고
부산銀 vs 전북銀 승부처 '충전이익'…판관비 12% 증가한 부산은행

각 1위와 4위 자리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JB금융그룹 은행계열사인 점을 감안하면, BNK금융 은행계열사와 JB금융 은행계열사간 희비가 엇갈렸다는 평가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간 1위 경쟁 승부처는 충전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판관비)이었다. 특히 부산은행의 판관비 부담 증가와 전북은행의 이자이익 증대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부산은행은 올 상반기 판관비로 3362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동기(2984억원)과 비교해 12.7%(378억원) 커진 규모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의 판관비는 1006억원에서 1095억원으로 8.8%(89억원) 늘며 부산은행보다 판관비 증가율이 작았다.

이자이익에선 부산은행은 5787억원에서 5564억원으로 줄어들며 3.9%의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전북은행은 4.6%(2266억원→2371억원)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이자이익이 개선된 지방은행은 전북은행이 유일하다.

비이자이익에선 부산은행이 작년 상반기 677억원에서 21.7% 늘어난 824억원을 기록하며 약진했다. 다만 전북은행은 작년 상반기 143억원 적자를 올 상반기 97억원 적자로 비이자이익을 개선했다. 이 같은 개선세를 증가율로 환산하면 32.2%다. 21.7%를 기록한 부산은행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이같이 부산은행은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판관비 등 충전이익 계산을 위한 3가지 요소 모두에서 전북은행에 밀렸다. 이는 직원당 생산성 1위 자리에서 내려오는 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상반기 부산은행의 충전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0%(3480억원→3026억원) 하락했다. 반면, 전북은행은 충전이익이 오히려 5.6%(1117억원→1179억원)으로 오르며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충전이익 증대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직원당 생산성 분모에 해당하는 직원 수에선 부산은행이 16명 감축해 0.5%(3262명→3246명)의 감소세를 보이며 직원 수를 오히려 1.3% 늘린 전북은행(1168명→1183명)보다 직원당 생산성을 높이는 데 유리했으나, 충전이익에서의 차이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경남銀, 이자이익·비이자이익 감소 '치명타'…광주銀은 '반사이익'

경남은행과 광주은행간 하위권 경쟁에선 경남은행의 하락세에 광주은행이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강했다.

올 상반기 경남은행의 충전이익은 1842억원으로, 전년 동기(2214억원) 대비 16.8%나 떨어졌다. 지방은행 가운데 최대 낙폭이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2.4%(1442억원→1408억원) 감소에 그쳤다.

경남은행의 충전이익이 대폭 감소한 데는 이자이익과 비자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 상반기 기준 경남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4.8%(4084억원→3888억원), 31.7%(360억원→246억원) 감소했다. 감소 규모는 이자이익 196억원, 비이자이익 114억원 총 310억원이다.

반면 광주은행은 이자이익이 1.5%(2891억원→2847억원) 감소하고, 비이자이익은 흑자 전환(-52억원→11억원)에 성공했다. 

판관비에선 경남은행이 0.9%(2228억원→2249억원) 늘며 3.8% 증가한 광주은행(1397억원→1450억원)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에서의 차이를 줄이지 못했다.

한편, 5대 지방은행의 평균 직원당 생산성은 8716만원으로 전년 동기(9372만원)보다 7.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